우크라 피란민 광주 고려인마을 안착 100일.."평화를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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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간단한 인사말조차 할 줄 몰랐던 고려인 후손 아이들은 학교 수업을 어느 정도 따라갈 만큼 적응의 시간을 보냈다.
전쟁의 참화를 피해온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이 오는 20일이면 광주 고려인마을에 처음 안착한 지 100일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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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마을, 여비·주거·생활·취업·교육·치료 등 지원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한국어로 간단한 인사말조차 할 줄 몰랐던 고려인 후손 아이들은 학교 수업을 어느 정도 따라갈 만큼 적응의 시간을 보냈다.
전쟁을 피해 멀고도 험한 여정을 나서야 했던 아이들의 얼굴에 드리웠던 그늘은 사라지고 없었다.
골목에 왁자지껄 웃음소리를 피워낸 아이들은 "평화를 찾았다"고 말했다.
전쟁의 참화를 피해온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이 오는 20일이면 광주 고려인마을에 처음 안착한 지 100일을 맞는다.
고려인 5세 최마르크(13) 군을 시작으로 고려인마을에서 안식처를 찾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은 그사이 411명으로 늘었다.
피란민은 대부분 노인, 여성, 어린이들이다.
고려인마을은 전쟁 발발 이후 피란길에 오른 동포 가운데 광주에 연고를 둔 고려인 후손이나 그 가족의 모국행을 돕고 있다.
이달 말이면 광주에 안착한 고려인은 5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피난민들은 고려인마을 덕분에 비행기표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지낼 거처와 생필품, 직업을 구했다.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 피란 과정에서 생겼거나 심각해진 질병도 고려인마을 지원으로 치유하고 있다.
아이들은 지역아동센터와 고려인마을 대안학교인 새날학교에서 모국을 알아가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달 어린이날에는 고려인마을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과 함께 광주의 명소와 5·18 민주화운동 역사 현장 등으로 소풍을 떠나 특별한 추억도 쌓았다.
고려인마을 피란민의 여비와 정착비로 써달라며 시민, 기업, 단체 등이 보낸 후원금은 지금까지 4억4천여만원에 이르렀다.
정부는 고려인을 위한 비자 발급 간소화, 여권이 없는 피란민에게는 여행 증명서 발급을 지원했다.
광산구 월곡동에 있는 광주 고려인마을은 2000년대 초반부터 형성됐다.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애환을 지닌 고려인의 후손 7천여 명이 모여 산다.
이천영 광주 고려인마을교회 목사는 19일 "폴란드나 루마니아 등 우크라이나 인접국에 머무는 피란민 가운데 광주 고려인마을에 도착하기를 희망하는 동포는 지금도 300명을 넘는다"며 "피난민을 보듬도록 지역사회가 힘을 더 모아달라"고 말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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