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의 '연착륙'은 신화"

송경재 2022. 6. 1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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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즐겨 찾는 '연착륙'은 현실에서는 좀체 사례를 찾을 수 없는 그저 신화에 불과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팬데믹 이후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관해 공급망 차질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일축하며 느긋해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말이 돼서야 마침내 인플레이션이 스쳐 지나갈 현상이 아닐 것이라고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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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 본부에서 0.75%p 금리인상을 단행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도 미 경제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낙관했지만 1950년대 이후 연준의 12차례 금리인상에서 경기침체를 피한 경우는 단 3차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AP뉴시스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즐겨 찾는 '연착륙'은 현실에서는 좀체 사례를 찾을 수 없는 그저 신화에 불과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팬데믹 이후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관해 공급망 차질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일축하며 느긋해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말이 돼서야 마침내 인플레이션이 스쳐 지나갈 현상이 아닐 것이라고 시인했다.

각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은 결국 세계 경기를 침체로 몰고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연준 등은 연착륙을 자신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 서둘러 금리인상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봉쇄 충격 속에 인플레이션이 더 가파르게 치솟자 각국 중앙은행은 서둘러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다.

연준은 3월에는 이전 금리인상과 같은 폭인 0.25%p를 올렸지만 5월에는 0.5%p 금리인상에 나섰고, 15일에는 28년만에 처음으로 0.75%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지난주 연준이 0.75%p 금리인상에 나선 뒤 스위스중앙은행(SNB), 영국은행(BOE) 등도 금리인상 뒤를 따랐다.

SNB는 2007년 이후 첫번째 금리인상이었다.

5번째 금리인상에 나선 BOE는 2·4분기 영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 속에서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을 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그 와중에도 미 경제가 급격한 금리인상을 잘 버텨낼 것이라면서 경제가 서서히 진정되는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WSJ은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의 이같은 '연착륙' 기대감은 실현되기 어려운 '신화'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12차례 긴축, 9번 경기침체
WSJ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연준이 대대적인 통화긴축에 나선 것은 12번이다.

이 가운데 9번은 경기침체로 끝났다.

첫번째 예외는 1961~1966년이다. 금리가 계속 올랐지만 어떤 경기둔화도 없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역시 꿈쩍도 안 했다. 일시적으로 완화됐지만 좀체 꺾이지 않았다.

이마저도 1970년 경기침체로 막을 내렸다.

가장 성공적인 연착륙 사례는 1983~1984년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경제가 2차례 걸친 경기침체에서 막 회복하던 단계라는 차이점이 있다.

마지막은 1994~1995년 금리인상 시기다. 인플레이션은 조금도 오르지 않은 상태였다.

'경제의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이 있던 앨런 그린스펀 당시 의장은 그 어떤 이유도 없이 단지 채권시장 전망에 맞춰 금리를 올렸다.

BOE는 연착륙 성공 사례가 좀 더 많다. 그렇지만 1950년대 이후 금리인상 절반은 경기침체로 막을 내렸다.

한편 파월 의장은 5월 CPI를 계기로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침체 회피라는 위험한 줄타기를 사실상 끝냈다. 파월은 물가상승 억제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때문에 그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가 침체로 빠질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도이체방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해 월스트리트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 경제가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

CNBC 설문조사에서는 미 주요 대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모두 내년말까지는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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