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외국인 입국 제한에 한인사회 '불똥'
[앵커]
코로나19 상황이 풀리면서 각국이 외국인 입국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터키는 거꾸로 외국인 체류 비자 심사를 강화하거나 일부 중단했습니다.
해외에서 온 난민이 포화상태에 이른 걸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선 건데, 이 불똥이 한인사회에까지 튀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임병인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외국인이 터키에 체류하기 위해선 거주증 '이카멧'이 필요합니다.
이카멧은 크게 노동, 학생, 부동산, 그리고 관광 비자로 나뉘는데,
그동안 외국인 상당수는 절차가 까다롭지 않은 관광비자를 취득해 길게는 5년까지 터키에 머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터키 정부가 관광비자 발급에 제동을 걸면서, 외국인 거주비율이 25%가 넘는 800여 개 지역이 관광비자 업무를 사실상 중단한 상태입니다.
주로 관광비자를 받고 체류 중이던 한인들도 기간 연장을 앞두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한경헌·김한나/터키 이스탄불 : 원래 살던 지역에서 이카멧이 안 나온다고 해서 작년 8월에 이사를 했거든요. 그래서 아직 1년이 안 됐는데 또 이번에 새로 나온 소식은 지금 사는 지역도 이카멧이 안 나오는 지역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답답하고….]
비자 발급이 중단되지 않은 지역에서도 명확한 기준 없이 비자 발급이나 연장이 거절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터키 한인회 게시판엔 답답함을 호소하는 글이 부쩍 늘었습니다.
[고선아/ 터키 이스탄불 : 어떻게 해야 (관광비자를) 잘 받을 수 있다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운에 맡기거나 이렇게 가는 것 같아요. 저도 8월까지는 신청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염려됩니다.]
[김영훈/ 터키한인회장 : 동포 숫자가 터키 전체 3천여 명으로 추정되고요. 매달 현재 (비자를 못 받아 떠나야 하는) 인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봅니다.]
이처럼 터키가 외국인 체류 허가 심사를 강화한 배경에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들어온 난민이 포화상태에 이른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현재 터키에 거주하는 난민은 370만여 명으로, 전체 체류 외국인의 약 70%에 달합니다.
터키 정부는 난민 상당수가 관광비자를 받은 뒤 불법 체류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이들의 경제 활동이 늘면서 국내 실업률이 증가하는 등 여러 사회 문제가 발생해 외국인 숫자를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태상원/ 창업 컨설팅 매니저 : 시리아 난민들을 본국으로 백만 명 이상씩 다시 되돌려보내는 계획을 작년에 세웠고 돌려보내는 조치로 체류 허가를 강화하는 상황에 있는데, 이 강화 조치에 어떻게 보면 한국이나 유럽이나 기타 외국인들도 같이 영향을 받는(상황입니다).]
외국인이 관광비자를 받고 장기 체류하는 나라가 드문 만큼, 이번 사태가 터키 비자 정책의 정상화 단계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명확한 지침이 나올 때까지 한인 사회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터키에서 YTN 월드 임병인입니다.
YTN 임병인 (jminlee1012@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