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으로 강남빌딩 투자.. 한우·와인도 "쪼개서 삽니다" [심층기획 - '조각 투자' 전성시대]
자본금 문턱 낮아져 20∼40대 참여 활발
최근 역삼동 빌딩 매각수익률 2년 새 19%
한우 송아지 키워 파는 이색 투자상품도
사업 영역마다 투자자 보호 등 천차만별
"제도 인프라 구축·투기 억제 방안 필요"
금융당국, 조각 투자 가이드라인 마련
'권리 증권성' 여부 따라 법 적용 달라
‘조각투자’ 전성시대다. 몇 년 사이에 소액으로도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조각투자는 거금이 필요한 강남 빌딩과 미술품부터 시작해 소, 위스키처럼 독특하다 싶은 상품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MZ세대들이 투자에 뛰어들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역삼 런던빌을 매각한 ‘카사’는 소액으로 도시 빌딩투자를 한다는 목표로 설립된 회사다. 투자자들은 투자를 하면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댑스·DABS)을 취득하고, △임대 배당수익 △댑스 매매차익 △건물 매각차익을 얻을 수 있다. 1댑스는 5000원에 해당해, 5000원으로도 강남 빌딩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미술품·송아지·위스키 등 이색투자 상품 즐비
음원, 부동산 등이 널리 알려진 조각투자 상품이라면 송아지 조각투자와 같은 이색적인 상품도 있다. ‘뱅카우’의 안재현 대표는 “소비자들은 안정적이고 성장성 있는 한우 자산에 투자하고, 농가는 토지와 축사를 매입하면서 부족해진 자본력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뱅카우는 구제역 같은 전염병이나 사고로 송아지가 폐사해도 뱅카우가 구축한 보상체계와 국가에서 보장하는 가축재해보험으로 투자자들의 구매금 전액을 보호받는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롤렉스’, ‘로마네꽁티’도 조각투자 상품으로 팔리고 있다. 트레져러는 ‘맥캘란 파인앤레어 위스키 1991년’ 상품을 최근 공개해 1분 만에 ‘완판’했다고 소개했다. 이 위스키는 트레져러가 올해 1월 소더비 경매에서 1만7500유로(약 2332만원)에 낙찰한 위스키라고 한다.
업계에서는 조각투자 열풍의 뒤에는 20∼40대의 관심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정부가 대응하느라 시중에 돈이 풀리고 자산 가격이 급상승하는 와중에 소액이지만 안전한 실물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조각투자에 쏠렸다는 얘기다. 주식이나 코인에 비해 투기성이 약하다는 측면도 있다.
다만 조각투자는 새로운 유형의 투자 방식이기 때문에 업체마다, 사업영역마다 투자방식과 투자자 보호 등이 천차만별이어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연구위원은 최근 ‘조각투자 가이드라인의 의의와 후속 과제’ 보고서를 통해 “특히 조각투자는 기존의 법체계가 예정하지 않은 신종 투자이기 때문에 법 적용에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며 “조각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인프라 구축과 함께 조각투자의 투기성을 억제하는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유권 분할? 수익 청구?… 꼼꼼히 따져야
조각투자는 비교적 새로운 형태의 투자방식인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 생소한 형태의 권리를 취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조각투자 회사마다 다종다양한 조각투자를 광고하고 있어 투자 전에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조각투자의 사업화를 위해 금융규제 일부의 적용을 배제받아야 할 때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에 따라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받고 한시적으로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때도 금융당국은 조각투자 사업에 대해 △혁신성과 필요성이 특별히 인정될 것 △투자자 보호체계를 충분히 갖출 것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분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조각투자 증권의 발행·유통이 금융시장, 투자자 편익, 조각 투자대상 실물자산·권리 시장 발전에 기여(혁신성)해야 하고, 조각투자 대상 실물자산·권리 법령에 따른 사업화가 불가능해 증권의 발행이 반드시 필요(필요성)해야 한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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