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한 김에 본전 뽑자"..쿠팡도 네이버도 '이것'이 먹여살린다 [홍키자의 빅테크]

홍성용 2022. 6. 1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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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키자의 빅테크]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최근엔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얼마나 안착시키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열쇠가 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아마존프라임' 방식이 완벽하게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고, 그 뒤로 이 방식을 모방한 쿠팡도 유료 회원 수를 1000만명 가까이 모으며 시장을 재편했죠.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신세계 등이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내놓고 뒤따르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첫 단추로 '시장점유율 30%' 고지를 밟아야한다고 하는데요. 이때 유료 멤버십을 통한 충성고객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겁니다. 고객을 묶어두고, 고정수익을 창출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유료 멤버십 가격은 합리적으로, 혜택은 넉넉하게 등 비율을 잘 정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이제는 현실이 됐다

서울 서초구 한 주차장에 쿠팡 배송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이충우 기자>
"사람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말하는 세상이 쿠팡의 미션이다."(김범석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이런 얘기를 꺼내들었을 때 업계에서 허무맹랑한 미션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창업자의 회사 사랑이 듬뿍 담긴 과잉 메시지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사람들은 이제 모두 동의하는 말이 됐습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오늘 주문하면 내일 아침에 바로 받을 수 있는 게 정말로 편리하다는 겁니다. 온라인에서 주문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은 내가 필요한 물건이 딱 반나절 만에 오는 것을 너무도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죠.

기사를 채 다 읽기도 전에 "쿠팡 광고 그만해라"라고 비난하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꾸준히 유료로 쿠팡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수치가 나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회원이 900만명에 이르렀다는 숫자가 나왔거든요. 우리나라의 인터넷 쇼핑 이용자 수가 3700만명이니 4명 중 1명이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셈입니다.

유료 가입자 수는 곧 매출과 직결되고, 쿠팡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회사이니 900만명을 속였다고 주장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900만명을 넘어 올해는 1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관측됩니다.

문제는 '쿠팡 와우' 멤버십의 가격이었죠. 지난 10일부터 쿠팡 와우 멤버십의 기존 회원 월 회비가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됐는데요. 업계에서는 쿠팡 와우 멤버십 이탈 회원이 거의 없다고 설명합니다. 로켓배송과 쿠팡플레이의 가치를 고려하면 5000원 남짓한 가격은 충분히 합리적이라는 충성고객들의 공통된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는 겁니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 와우 멤버십은 로켓배송 무료 배송(건당 3000원), 30일 무료 반품(건당 5000원), 로켓직구 무료 배송(건당 2500원),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등 12가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쿠팡플레이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분들을 대거 끌어들였습니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인 손흥민 선수가 속한 토트넘 홋스퍼 경기 등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중계하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도 중계하죠. 지난해부터 미국프로풋볼리그(National Football League·NFL)를 3년간 디지털 독점 생중계하기로 했는데,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인 슈퍼볼 또한 쿠팡플레이가 3년간 독점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쿠팡플레이 같은 추가 혜택도 혜택이지만, 본래의 상품 구매와 관련해서도 회원 1명이 쓰는 소비 금액 자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와우 회원을 포함한 쿠팡 활성고객의 1인당 구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이상 증가한 283달러(약 34만원)였죠.

네이버 유료 멤버십도 800만 돌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모습. <사진=이충우 기자>
네이버도 자사 유료 구독 회원 서비스 '플러스 멤버십'이 누적 이용자 800만명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시 2년 만에 이룬 성과인데, 쿠팡과 마찬가지로 연내 100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고 하죠. 네이버는 멤버십이 성장하는 이유로 높은 적립률과 함께 다양한 혜택을 꼽았습니다.

월 4900원에 '쇼핑 적립금(최대 5%)+디지털 콘텐츠 중 1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먼저 멤버십 가입자는 네이버쇼핑·예약·웹툰 등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최대 5%를 적립할 수 있습니다. 멤버십 사용자의 월평균 추가 적립 포인트는 2만포인트인데, 가입비 대비 5배 이상의 적립을 누리는 겁니다.

평소에 1000~2000원은 잘 쓰지만, 꼭 쿠폰으로 소액 할인이 더 안 되면 아쉬운 분들 있을 겁니다. 그런데 가입비보다 몇 배 많은 적립금을 준다면 혹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한 달에 8만원 이상만 쇼핑해도 연간 이용권(4만6800원) 이상 포인트 적립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여기에 쿠팡의 쿠팡플레이처럼 자사의 디지털 콘텐츠를 1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도 장점입니다. 거기다 콘텐츠는 다양한데, 매달 바꿔서 경험할수도 있죠.

선택 가능한 디지털 콘텐츠는 △스포티비 나우 스포츠 무제한 이용권 △티빙 방송 VOD 무제한 이용권 △시리즈온 영화 무제한 이용권 △시리즈온 영화 1편 할인 △네이버웹툰 및 시리즈 쿠키 49개 △네이버 콘텐츠 체험팩 등 다양합니다.

멤버십에 고객들을 가입시키는 것 자체로 고객들의 더 많은 소비를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도 숫자로 드러납니다. 네이버가 "플러스 멤버십 사용자의 네이버쇼핑 결제액은 멤버십 가입 전과 비교해 135% 증가했다"고 밝혔거든요.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적립금 더 주니까, 기왕이면 다른 데서 살 물건도 네이버에서 구매한다는 것이죠.

다른 유통 기업들도 이커머스 틈새시장을 뚫어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명약관화해지는 겁니다. 쿠팡과 네이버 정도의 멤버십 가격에 이들 수준의 디지털 콘텐츠 등 기타 혜택을 제공할 수 없다면, 고객들을 빼오거나 가입시키기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쿠팡과 네이버의 유료 멤버십 가입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들 기업의 유통 시장 장악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들은 더 이들의 플랫폼에서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홍성용 기자]

매주 토요일 연재되는 '홍키자의 빅테크'는 플랫폼, 테크, 유통, 이코노미와 관련된 각종 이슈 뒷얘기를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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