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이 달려간 이유 있었네..인텔 TSMC도 목매는 이 회사 [MK위클리반도체]

오찬종 2022. 6. 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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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장비 확보 총력전
네덜란드 ASML 4번째 방문
인텔·TSMC도 러브콜

[MK위클리반도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법부의 허락을 요청하고 재판까지 미루며 유럽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네덜란드에 위치한 한 기업을 직접 찾아가서 만나기 위함인데요. 이 부회장뿐 아니라 미국 인텔과 대만 TSMC 경영진도 이 기업과 손잡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ASML입니다.

EUV의 작동 개념도
ASML은 반도체 생산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장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ASML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슈퍼 강자로 떠오른 이유는 EUV 덕분입니다. ASML이 독점 생산하는 이 장비가 없으면 반도체 기업들은 미세 공정을 시작할 수조차 없습니다. EUV는 반도체 생산 공정 중 '포토공정'에서 핵심 역할을 합니다. 특수한 감광액(빛이 닿으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액체)을 표면에 바른 웨이퍼에 극자외선 빛을 쬐어 미세한 패턴을 새기는 역할을 합니다. 이 패턴은 추가 공정을 거쳐 반도체의 도로인 집적회로가 됩니다. EUV는 반도체 밑그림을 그려주는 장비인 셈이죠. 특히 5~7나노미터(㎚) 이하 크기의 회로를 새기려면 반드시 EUV를 사용해야만 합니다.

EUV는 대당 가격이 1억2000만~1억5000만달러(약 1545억~1931억원) 수준으로 상당히 비쌉니다. 문제는 높은 가격이 아니라 제조 난도가 높은 만큼 한 해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 한정적이라는 사실입니다. 반도체 기업들이 구매를 아무리 원한다고 해도 ASML이 생산량을 신속하게 확장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ASML은 43대의 EUV를 생산했고 올해는 10대 늘어난 53대로 예상됩니다. 반면 삼성·TSMC·인텔 등 반도체 기업들이 요청한 수요는 배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와 촬영한 기념사진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2020년 10월에 이어 1년 8개월 만에 다시 이곳을 찾은 것입니다. 이 부회장은 2016년과 2019년에도 ASML 경영진을 만났습니다. 이 부회장이 ASML을 직접 찾은 것은 그만큼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이 부회장과 ASML 경영진은 EUV 노광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과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두 회사의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삼성전자는 EUV 확보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입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지난해 구속돼 있는 동안 미국 인텔과 대만 TSMC는 공격적으로 EUV 장비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 부회장이 직접 EUV 확보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이미 반도체를 포함해 45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만큼 EUV 장비도 적극적으로 구매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TSMC는 바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2024년에 ASML의 차세대 EUV 노광장비인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TSMC 기술 심포지엄에서 연구개발(R&D) 담당인 미위제 부사장이 이같이 밝혔습니다. '하이 NA EUV'는 현재 가장 최첨단인 차세대 EUV 노광장비입니다.

앞서 올해 초 미국 인텔이 ASML의 양대 고객인 TSMC와 삼성전자보다 먼저 이 장비 도입 계약을 맺어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인텔은 2025년까지 이 장비를 통한 제품 생산에 나설 방침입니다.

미 부사장은 하이 NA EUV를 이용한 반도체 양산 시기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TSMC의 비즈니스 개발 선임부사장인 케빈 장은 "2024년에는 하이 NA EUV를 양산에 투입할 준비가 되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우선 협력사들과 양산 준비 연구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컨설팅업체 테크인사이트의 칩 이코노미스트인 댄 허치슨은 "하이 NA EUV는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는 차세대 주요 혁신 기술"이라면서 TSMC가 이를 2024년에 확보함으로써 "가장 앞선 기술을 더 빨리 얻게 됐다"고 짚었습니다.

[오찬종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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