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이 떨어지면 '반등할 이유'만 찾는 당신에게..[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김재현 전문위원 2022. 6. 18. 09: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찰리 멍거의 투자철학⑧ 워런 버핏과 찰스 다윈이 '확증편향'을 극복한 방법

[편집자주] 대가들의 투자를 통해 올바른 투자방법을 탐색해 봅니다. 먼저 찰리 멍거의 '가난한 찰리의 연감'(Poor Charlie's Almanack)을 통해 멍거의 투자철학을 살펴봅니다.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사진=블룸버그

주식투자자의 가장 큰 적(敵) 중 하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다. 주식을 사기 전에는 어느 정도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하지만, 매수 후에는 오직 주관적인 분석만 가능하다. 주가가 떨어지면 대다수 투자자는 주가가 오르기를 바라고, 주식에 불리한 정보는 무시하기 십상이다. 결국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주가가 떨어지고 나서야 투자자들은 마침내 실수를 인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인다.

진화과정에서 유래한 확증편향
멍거는 확증편향을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았다. 인간의 뇌는 '불일치 회피'(inconsistency avoidance)를 위해 변화를 꺼려하도록 프로그램 돼있고 이것이 확증편향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특히 정보화사회에 진입한 후에는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으로써 확증편향 극복이 더 어려워졌다. 많은 진화생물학자들이 지적했듯이 인간의 사고 구조는 현대사회에 최적화된 구조가 아니다.

인류의 진화 과정은 약 400만년 전에 시작됐으며 인간이 농경생활을 시작한 건 약 1만년 전이다. 즉, 인간은 진화기간의 99%가 넘는 시간 동안 수렵채집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수렵채집 생활에 최적화되어 진화했다. 20세기까지 대부분의 인간은 일평생 아주 작은 양의 새로운 정보만 접해온 것이다.

그런데 21세기의 현대인들은 날마다 엄청난 양의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복잡한 선택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정보의 홍수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 결국 인간은 지름길을 선택하게 된다. 즉 우리가 원하는 결과와 부합하는 정보에 매몰된다. 우리의 믿음을 강화해주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울 뿐만 아니라 적은 정신적 에너지만 소모되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는 기존의 믿음을 부정하는 정보는 어떻게 해서든 피하려고 노력한다. 우리의 믿음을 끊임없이 재평가하는 험난하고 먼 길 대신 기존의 믿음을 강화하는 지름길을 선택하는 셈이다.

'종의 기원' 찰스 다윈이 확증편향을 극복한 방법
확증편향을 피하는 방법은 없을까? 역사적으로 확증편향을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한 인물로 찰스 다윈(1809~1882)을 꼽을 수 있다. 1859년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하고 진화론을 주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다윈은 화형에 처해지는 걸 걱정하진 않았겠지만, 진화론을 완전히 확신하지 못했다면 '종의 기원'을 발표하지 못했을 것이다.
찰스 다윈/사진=게티이미지뱅크

1831년 다윈은 영국의 해군 측량선 비글호를 타고 약 5년 동안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박물학자로서 탐사 여행을 한다. 1836년 영국에 돌아온 후 다윈은 세계 각지에서 모은 수집물을 조사하면서 진화론을 확신했지만, 1859년에야 비로서 '종의 기원'을 발표했다. 그동안 다윈은 진화론을 반박할 수 있는 각종 자료를 수집하면서 가능한 모든 공격에 반론하기 위한 준비를 이어나갔다.

그런 과정을 20년 동안 지속한 후 다윈이 발표한 저작이 바로 '종의 기원'이다.

멍거가 극찬했듯이 다윈은 자신의 가설을 부정하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다윈은 자서전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한 가지 '황금법칙'을 지켜왔다. 언제든지 내가 내린 결과에 반대되는 출판물, 새로운 관찰 또는 생각을 보거나 떠올렸을 때 반드시 즉시 메모를 하는 일이다. 나는 이런 것들은 내게 유리한 것보다 기억에서 훨씬 쉽게 사라진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이 습관 덕분에 내 견해에 반대되는 것들 중 내가 주목하거나 대답하려 하지 않은 것들은 극소수였다."

이처럼 다윈은 언제든 자신의 연구결과에 반하는 출판물이나 생각을 접하면 즉시 메모했는데, 그 이유는 우리의 생각에 비판적인 사실과 생각들은 호의적인 내용보다 훨씬 더 쉽게 기억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다윈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확증편향 극복 방법은 △자신이 확증편향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반대되는 사실이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이다.

공매도 투자자를 주총에 초대한 버핏
버핏 역시 확증편향을 인지하고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02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확증편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버핏: 내가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줄 수 있는 파트너를 가지는 건 정말 멋진 일입니다.
멍거: 그것도 자주!

버핏: 사람이 가장 잘 하는 일은 모든 정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해서, 기존에 내린 결론이 온전하도록 하는 것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재능은 모든 사람이 마스터한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런 편향에 저항하는지 말해보자면, 사실 우리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습니다. 찰리와 나는 큰 실수를 저질렀으며 그 이유는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확증편향에 대항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비위를 맞추기 위해 굽신거리지 않으며 극도로 논리적인 파트너를 두는 것입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사진=블룸버그

버핏은 반대 의견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 위해 재밌는 이벤트를 벌인 적이 있다. 201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 트레이더 더그 카스(Doug Kass)를 초대한 것이다.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를 주주총회에 초대하는 건 상식 밖의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더 그렇다. 주주총회는 경영진에 의해 사전에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되는 행사다. 논란거리는 애당초 차단된다. 삼성전자가 주주총회에 자사 주식을 공매도한 기관투자자를 초대했다고 생각해보라.

그런데 버핏은 오히려 앞장서서 공매도 투자자를 주주총회에 초대했다. 버핏은 더그 카스에게 곤란한 질문을 해서 주가를 한 10% 떨어뜨려 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이 주총에서 더그 카스는 공매도가 버크셔의 가치를 올려줄 수 있다면서 "1억 달러를 자신에게 맡겨주면 공매도로 수익을 내서 자선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버핏은 "남에게 고통을 안기면서 돈을 벌고 싶지 않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때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약 15만 달러였다. 지금은 얼마나 할까? 2022년 6월 10일,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43만9780달러(약 5억6600만원)를 기록했다.

버핏의 성공 이유 중 하나는 버핏이 반대 의견을 외면하지 않고 사실과 분석에 근거한 판단을 내림으로써 확증편향을 극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지연수 "재결합 생각 커" vs 일라이 "여자로서 사랑 안 해"이진호 "과거 지연수 EBS 방송, 충격적 이유로 공개 안돼"확 바뀐 전현무, 패션테러→코·쿤 스타일 "완전 핵간지" 만족중1인데 버스 혼자 못 타는 금쪽이…오은영 "이유 알겠다"홍석천 "남친에 오피스텔 전세 해줬다…헤어져도 안 돌려받아"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