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 기대 알테오젠 '훨훨'..대주주 블록딜 유틸렉스는 급락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

한재영 2022. 6. 1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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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1주일 동안 가장 ‘핫(hot)’하고 ‘콜드(cold)’했던 종목을 쏙 뽑아 들여다봅니다.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블랙 먼데이'로 시작한 6월 13~17일 주간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주목 받은 회사는 알테오젠입니다. 알테오젠은 시총 2조원이 넘는 바이오 대장주 가운데 하나입니다. 

알테오젠 주가는 한 주간 5만1900원에서 5만6700원으로 9.2% 상승했습니다. 신저가가 속출하는 장세 속에서 유독 돋보인 흐름입니다.

알테오젠은 이번 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2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 참가해 현지에서 논의한 내용을 보도자료로 냈습니다. 이 자료에 담긴 내용이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알테오젠을 비롯한 수많은 바이오 회사들이 바이오USA에 참가해 글로벌 회사들과 사업 논의를 했다고 홍보했지만 주가는 별로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금리 인상 등 거시 여건이 너무 안 좋았던 탓입니다. 

그럼에도 알테오젠은 지난 16일 10.7%, 17일 10.7% 급등했습니다. 

알테오젠이 16일 배포한 자료 제목은 '바이오USA 참가 성료, 잠재 고객사와 구체적인 협의 진전'입니다. 회사는 자료에서 "ALT-B4 기술수출을 위한 협의가 진전됐다"고 밝혔습니다.

ALT-B4는 알테오젠이 보유한 인한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기술(하이브로자임)입니다. 정맥주사(IV)를 놔야 하는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미국 할로자임과 알테오젠 정도입니다. 할로자임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알테오젠은 후발주자입니다.

알테오젠은 "기업 홍보가 아니라 주요 잠재 고객사들과 기술수출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바이오USA에 참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잠재 고객사와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이전료) 조건을 협의하는 단계까지 진행이 됐다"고 했습니다. 최종 계약이 임박했다는 의미로 시장은 받아들였습니다. 

회사는 자료에서 언급한 '잠재 고객사'가 ALT-B4와 관련해 비밀유지협약(CDA)과 물질이전계약(MTA)을 맺은 회사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알테오젠은 지난 3월 기준으로 총 6개 글로벌 제약사와 MTA를 맺고 있습니다.

통상 MTA는 후보물질을 기술도입하기 전에 상대 업체가 물질을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해보는 단계의 계약입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우리 물질을 어느 정도 테스트해본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논의를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알테오젠은 지난 2020년에도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한 곳과 ALT-B4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총 4조7000억원 규모입니다. 

다만 투자자들이 회사 발표를 보다 보수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계약서에 서명이 이뤄지기 전까지 누구도 결과를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얘깁니다.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유틸렉스의 하락폭은 유독 컸습니다.

1주일새 주가가 1만2850원에서 9760원으로 24% 하락했습니다. 14일에만 16% 급락했습니다. 

주가 급락의 배경을 살펴보면 최근 악화한 바이오 업종의 상황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아 보입니다.

이날(14일) 유틸렉스는 최대주주 보유 지분에 대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진행했습니다.

최대주주인 권병세 대표와 특수관계인은 블록딜 매매를 통해 총 63억원을 확보했습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 주식을 블록딜로 매도한 건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유틸렉스는 주당 1만50원에 총 703억5000만원을 조달하는 유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당초 주당 1만3800원에 총 966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주가 하락으로 발행가액이 하향 조정됐습니다. 

유틸렉스는 자금 사정이 악화하자 제3자가 아닌 주주를 상대로 자금 조달에 나섰고, '당근책'으로 무상증자도 동시에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제3자 배정으로 시장에서 기관을 상대로 자금 조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최대주주가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유증 참여 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이 되자 부득이하게 구주 매매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유증 계획을 발표한 지난 4월 중순 유틸렉스 주가는 1주일 사이 20%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최대주주인 권 대표와 특수관계인인 한명희 기타비상무이사가 장외에서 매도한 건 의결권 있는 주식 각각 45만주와 15만주씩 총 60만주(주당 1만449원)와 유증 발행가격에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워런트) 143만6932주(주당 420원)입니다. 

권 대표는 본인에게 부여된 신주인수권 총 112만4188주 가운데 70%인 78만6932주를 포기(장외 매도)한 겁니다.

특수관계인인 한명희 기타비상무이사도 70% 신주인수권을 매도했습니다. 또 다른 특수관계인인 권유중 경영기획실장은 배정된 신주인수권 20만5281주 전량을 매도했습니다. 

블록딜 거래가 된 의결권 있는 주식은 NH투자증권 주관으로 기관, 투신, 사모펀드, 외국인 등이 받아갔고, 이들도 대부분 당일 매도한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실제로 사모펀드는 14일 유틸렉스 주식을 정확히 10만주 매수해 10만9286주를 매도했습니다. 사모펀드의 매수 평균가가 블록딜 가격인 1만449원이었습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주주가 유증 참여를 위해 주식을 블록딜로 팔았지만, 결국 그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최근 악화한 바이오 업종 상황이 유틸렉스 유증 과정에서 투영됐다"고 했습니다. 

관심은 이달 말 진행될 구주주 청약(6월 30일~7월 1일)과 일반공모(7월 5~6일) 결과로 모아집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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