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책꽂이] 목재 컨설턴트 김민식의 '집을 만든 책 5′
마리 앙투아네트는 향수병을 달래러 베르사유 궁전이 아닌 시골 마을로 갔다. 목재 컨설턴트이자 나무 집을 지어 파는 저자는 “인간은 작은 집을 찾고 여기에서 정신적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스테디셀러 ‘나무의 시간’ 저자이기도 한 그가 최근 ‘집의 탄생’(브. 레드)을 냈다. 반 고흐의 오두막, 르코르뷔지에의 호숫가 집을 오가며 집이란 무엇이며 그 안에 사는 사람은 어떠한지 묻는 책이다. 20년 동안 강원도 홍천 내촌에 살며 나무집을 지어온 그가 ‘집을 만든 책들’을 꼽았다.
한자 배울 학[學]은 사람이 지붕을 이엉으로 엮는 생김새다. 집 짓는 일이 바로 ‘배움’이었다. 집을 세 채 지어보면 세상 이치가 다 통한다는 속언도 있다. 세상사 어떤 일이 만만하겠느냐마는 집 짓는 일, 건축은 힘들고 힘든 주제다. 하이데거는 고대 독일어에 집을 ‘짓는 일(bauen)’과 ‘존재한다(bin)’는 아예 같은 어근에서 나왔음을 밝힌다. 건축가와 건축학자의 위 저서들은 철학자의 저술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똑같이 인간의 존재를 탐구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에게 집이라는 이미지의 존재는 인간의 존재와도 동일하다. 그의 공간은 또 우주에 이르는 통로가 된다. 바슐라르는 이를 시(poet)에서 발견한다. 집과 관련하여 ‘공간의 시학’보다 더 고급진 해석을 나는 여태 만나지 못했다.
/내촌목공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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