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일론 머스크의 일탈

주춘렬 2022. 6. 1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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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자이자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가상화폐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거물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작년 2월 비트코인을 15억달러어치 사들이며 테슬라 전기차의 구매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폭탄 발언을 했다.

한 가상화폐투자자가 그제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가격 하락을 보상하라며 머스크와 테슬라, 스페이스X를 상대로 330조원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4년 전에도 미 증권당국으로부터 주식 사기 혐의로 고소당해 4000만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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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자이자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가상화폐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거물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작년 2월 비트코인을 15억달러어치 사들이며 테슬라 전기차의 구매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폭탄 발언을 했다. 코인 가격이 5만달러를 넘어섰고 시가총액은 무려 1조달러대로 치솟았다. 하지만 그는 3개월 후 돌연 “비트코인 채굴이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을 증가시켜 탄소배출량을 늘린다”며 결제 허용을 중단했다. 코인값이 폭락세로 돌변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도지코인’도 비슷한 행태가 반복됐다. 개발자들이 일본 개 시바견을 소재 삼아 장난으로 만든 것인데 머스크는 ‘도지아빠’를 자처했다. 그해 2월 “아들을 위해 도지코인을 샀다”고 하더니 그 이후 “쿨해 보인다”(4월) “세계금융시스템을 정복할 것”(7월)이라며 시세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그는 이 코인으로 테슬라상품을 살 수 있고 스페이스X도 비슷한 결제기능을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가격은 2020년 말 개당 3∼4원에서 다음 해 5월 초 869원까지 치솟았고 시총도 한때 30조원을 웃돌았다. 머스크의 관심이 시들해지자 가격은 하락을 거듭, 70원대로 추락했다.

뒤탈이 나지 않을 리 없다. 한 가상화폐투자자가 그제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가격 하락을 보상하라며 머스크와 테슬라, 스페이스X를 상대로 330조원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4년 전에도 미 증권당국으로부터 주식 사기 혐의로 고소당해 4000만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스페이스X 직원들조차 “머스크의 행보가 당황스럽다”는 비판 서한을 경영진에게 보냈다고 한다.

머스크의 어머니이자 유명 모델인 메이 머스크는 자녀교육 철학으로 ‘노마드’를 꼽았다. 유목민처럼 어떠한 제약 없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세상에 맞서라는 뜻일 게다. 머스크도 “저는 예측이 불가능한 사람(와일드카드)”이라고 했다. 이것이 그를 사업영역을 지구에서 우주로 개척한 최초, 최고의 혁신가로 키운 동력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유분방함이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에서 돌출 발언과 탐욕으로 변질해 재앙을 부르고 있는 듯하다. 그의 말장난과 사기행각에 화성 도시건설을 꿈꾸는 테슬라 제국의 앞날이 위태로워 보인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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