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제 레벨 센서 오류 해결..누리호, 21일 발사 재시도

핵심 부품 교체, 정상 작동 확인
당일 고흥에 비 예보가 변수

지난 16일 예정됐다 연기된 누리호 발사가 오는 21일 재시도된다. 기술적인 문제의 원인을 찾고 조치를 마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주에 제주와 남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되고, 누리호가 발사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도 새 발사일에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발사가 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17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누리호 2차 발사를 21일 다시 시도한다고 발표했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연구진 점검 결과 ‘산화제 레벨 센서(산화제 분량 감지기)’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당초에는 누리호 1·2단 분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센서 전체가 아니라 핵심 부품만 교체하는 방식으로 오류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누리호는 발사일 하루 전인 20일 발사대로 이송돼 이튿날인 21일 오후 4시 발사된다.

항우연 연구진은 지난 16일 오후 2시50분부터 동체 내 점검창을 열고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했다. 연구진은 산화제 레벨 센서 주변의 ‘전기선’, 센서의 측정값을 표시하는 장비인 ‘신호처리박스’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했지만 별다른 점이 발견되지 않자 산화제 레벨 센서 본체에 대한 집중 분석에 들어갔다. 이후 산화제 레벨 센서의 전기부, 즉 전기신호와 관련한 부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당초 연구진은 산화제 레벨 센서 본체에 문제가 있을 경우 누리호 1단과 2단을 분리해야 교체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레벨 센서 전체를 들어내지 않고, 핵심 부품만 교체하기로 했다. 연구진은 모든 부품이 정상 작동한다는 것을 이날 오후 4시30분 최종 확인했다.

예상보다 신속히 재발사 날짜를 발표한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의 조치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날만 해도 레벨 센서 본체의 문제일 경우 누리호 1·2단 분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고, 이럴 경우 발사예비일인 23일 전 발사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권 정책관은 “전기적 점검 외에 다른 점검을 하려면 1·2단을 분리해야 하지만 1단과 2단 로켓 사이에는 화약류가 설치돼 있는 만큼 더 이상의 점검은 편익보다는 위험이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발사예비일에 맞추기 위해 서두르진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날씨가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발사 예정일인 2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는 비가 온다. 발사 과정에서 비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번개가 친다면 발사체의 전자장치를 망칠 수도 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