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자리 잡은 '경주 불상'..언제, 왜 여기로 왔나

임상범 기자 2022. 6. 1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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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를 개방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는데, 관람객이 벌써 8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요즘에는 미남불로 불리는 청와대 불상이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 불상은 일제가 무단으로 경주에서 옮겨 놓은 거라, 이제 제 자리로 돌려놓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제 청와대도 개방됐으니, 일제잔재 청산 차원에서라도 불상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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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와대를 개방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는데, 관람객이 벌써 8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요즘에는 미남불로 불리는 청와대 불상이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 불상은 일제가 무단으로 경주에서 옮겨 놓은 거라, 이제 제 자리로 돌려놓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임상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청와대 경내 대통령 관저 뒤쪽으로 좁고 가파른 산책로를 오르다 보면, 일명 미남불로 불리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청와대 해설사 : 화강암은 굉장히 단단하고 입자가 굵기 때문에 조각하는 게 아주 어렵다고 합니다. 옷 주름이 아주 정교하게 표현된 걸 볼 수 있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불상의 원적지는 경주입니다.

9세기에 만들어진 이 불상이 서울로 오게 된 사연은 1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식민지 조선의 초대 총독에 부임한 데라우치 마사다케는 석굴암을 아예 일본으로 가져가려 했습니다.

[박임관/경주학연구원장 : 곧장 석굴암 본존불이랑 석굴 전체를 해체해서 서울로 옮기라는 명을 내립니다. 그렇지만 그 많은 석재에 그 큰 불상을 옮긴다는 게 도저히 불가능하거든요.]
   
대신 데라우치는 석굴암 본존불을 꼭 빼닮은 이거사 불상에 눈독을 들였습니다.

[박임관/경주학연구원장 : 탐을 냈다는 거죠. 이것을 본 고다이라 료조(경주에 활동하던 일본인)가 그냥 서울(당시 경성)로 상납해 버렸죠.]

서울 남산을 거쳐 현재 청와대 자리로 옮긴 이래 지금껏 타향살이를 해왔습니다.

이제 청와대도 개방됐으니, 일제잔재 청산 차원에서라도 불상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윤근/경주문화재제자리찾기시민운동본부 대표 : 연구도 아니고 학술적인 이유도 아니고 특히 가져간 방법이 아주 부당하기 때문에 더욱더 제자리에 돌려주어야 한다.]
 
문화재 당국도 원래 자리인 경주 이거사지로의 반환을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고증과 복원을 위한 후속 절차들이 필요한 데다, 무엇보다 여전히 청와대 내 시설물들의 관리를 맡고 있는 대통령실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이홍명, CG : 서현중)

임상범 기자doong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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