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면했다'..명예회복 나서는 누리호, 2차 발사 21일 추진(종합)

과기정통부·항우연, 21일 누리호 2차 발사 추진 발표
1·2단 분리 없이 센서 전기부 교체로 시간 단축
센서 전체 교체시 발사 일정 더 미뤄졌을 듯
"명예회복 위해 빠르게 잘 준비해 도전"
날씨 등 기상 악화 아니면 21일 오후 4시 발사

누리호 기립

최악은 면했다.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2차 발사가 발사예정일이었던 23일 내인 21일을 목표로 추진된다. 1단과 2단을 분리해야 하는 레벨센서 전체 교체가 아닌, 단 분리 없이 해결 가능한 레벨센서 코어 교체로 문제를 해결하면서다. 누리호 연구진은 다음 주 기상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계획대로 발사를 추진해 명예 회복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권현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17일 ‘누리호 점검 현황 및 향후 계획 브리핑’을 열고 “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예비 발사일 이내인 21일 화요일 2차 발사를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누리호 2차 발사 예비발사일은 지난 16일부터 오는 23일이다.

15일 저녁 발사대에서 발사체 조립동으로 재이송 작업 중인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애초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누리호 2차 발사가 이른 시간 내 재개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안팎에서 제기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의 점검 결과, 누리호 1단 산화제탱크 레벨측정 센서 자체에 대한 문제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앞서 전날인 16일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오류가 발생한 레벨측정 시스템은 크게 나눠보면 레벨 센서 자체, 전선류, 신호처리 박스 등 3개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빨리할 수 있는 전기선과 신호박스 부문 점검을 진행 중이다”라며 “레벨센서는 산화제 탱크에 직접 장착돼 이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1단과 2단 연결부를 분리해야하기 떄문이 시간이 좀 걸린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저녁 연구진은 기계적 문제가 아닌, 전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전기부만 교체하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단 분리가 필요한지 도면을 살펴보고, 문제가 발생한 부문에 실제 사람 들어가서 작업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15일 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조립동으로 누리호가 재이송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에 이날 오후 연구진이 직접 기체로 들어가 확인한 결과, 핵심부품인 코어만 교체하면 정상적 작동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고정환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아침 8시 30분부터 1, 2단 연결부위에 작업자가 직업 들어가서 문제가 있는 부문에 대한 탈거 작업을 진행했고, 같은 날 오후 2시까지 새 부품을 가져와서 연결해 점검했다”라며 “장착 이후 오후 4시 30분까지 점검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새 부품은 3호기 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 측은 ‘발사예비일을 억지로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 일정을 미루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답했다. 권현준 정책관은 “화염부가 이미 장착된 이후 진행하기 때문에 (일정을 미루는 게) 이익보다는 리스크가 더 크다”라며 “그래서 할 수 있는 점검을 모두 하고 진행하게 됐다. 예비일과 맞추기 위해 서두른 것은 없다”라고 했다. 고정환 본부장 역시 “억지로 진행하지는 않았다”라며 “오늘 레벨센서 교체 이후 1, 2, 3단 발사체 내부 전기 관련 계통을 모두 확인했다. 발사할 준비가 다 된 상태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 본부장은 “연구원들 대부분이 (발사를) 기대하고 준비했는데 급작스럽게 센서 이상으로 발사가 취소돼 의기소침하다”라면서도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빠르게 잘 준비해서 도전하고 싶어 한다”라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은 면한 누리호는 오는 19일부터 조립동을 나서 발사대로 이동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다. 일요일인 19일 기존 조립동에서 이동해 작업을 시작하며, 월요일인 20일 이송할 계획이다. 기존에 예정된 시간과 마찬가지로 진행하며 20일 오전 7시쯤 이송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15일 오전 7시 20분 조립동에서 나와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로 이송됐던 누리호는 약 1시간 후인 8시 30분 발사대에 도착했다. 이어 11시 30분 발사대 기립 및 고정작업을 마친 바 있다. 20일 역시 비슷한 시간대에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기상 악화 등의 상황이 아니라면 누리호의 발사 시각은 21일 오후 4시이다.

고 본부장은 다음주 중 비 예보에 대해 “강수량은 (발사에 영향을 주는) 별도 조건이 없고 낙뢰가 가장 크다”라며 “비가 많이 오면 낙뢰가 치게 되는 연관성이 있기는 하지만, 강수량 자체는 문제가 안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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