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굴착기가 온다..한계는?

김동훈 2022. 6. 1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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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소 건설기계 상용화 속도
배터리 무게·인프라 문제는 고민
볼보건설기계의 전기 굴착기./사진=볼보건설기계 제공

수소 지게차와 전기 굴착기 등 친환경 건설기계가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전기 건설기계는 탄소 배출이 거의 없어 주요국 친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 에너지 비용 감소도 기대되며, 소음이 적어 작업 환경도 개선 가능하다.

그러나 기존 디젤 모델과 비교해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점 등은 한계로 지적된다.

전기 굴착기·수소 지게차 '등장'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 굴착기·수소 지게차 개발·상용화가 최근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볼보건설기계는 최근에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소형 전기 굴착기 'ECR25' 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제품은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굴착기는 1회 충전으로 4시간 가동이 가능하며, 철거·정지·매설 등 작업 용도는 디젤 모델과 동일하다. 배출가스가 없고 작업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유류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에너지 비용 절감도 기대되는 요소다.

회사 측은 "전기 굴착기는 기존 디젤 모델의 용도 외에도 농업 또는 식품 가공 작업 등 소음과 배출가스, 진동이 문제가 되는 환경에 휠씬 더 적합하다"며 "디젤 엔진 소음이 없으면 작업중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소음으로 인한 건강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건설기계도 내년 초 1.8톤 전기 굴착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2026년까지 미니·소형 전기 굴착기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14톤 수소 휠 굴착기는 오는 2026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전기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동력, 연비 절감 기술 등이 접목된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는 2030년에는 친환경 제품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83%, 2040년에는 97%를 차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역시 내년 1.7톤 전기 굴착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두산밥캣은 수소 지게차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SK E&S·미국 플러그(구 플러그파워)의 합작법인과 수소 지게차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 바 있다. 

두산밥캣은 수소 지게차와 시장 정보 등을 제공하고, SK E&S·미국 플러그 합작법인은 수소 연료전지 개발·공급과 수소 충전소 설치 및 공급 등을 담당한다. 

현대건설기계가 내년 출시 예정인 전기 굴착기,/사진=현대건설기계

친환경 건설기계 상용화, 문제?

친환경 건설기계를 도입하는데 따르는 장점은 분명하다.

기계 기업 입장에선 주요국 환경 규제에 대응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선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엔진 소음 관련한 작업 환경 개선도 예상된다.

한계도 있다. 성능 문제다. 건설기계는 높은 출력과 장시간 운행이 요구되기 때문에 배터리 기술이 향상돼야 효율성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가격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재 업계가 상용화를 준비하는 전기 굴착기 대부분이 소형에만 적용된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다. 큰 힘을 내기 위해 대형 배터리를 장착하려면 비용·충전·안전성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거친 작업 환경에서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면 충전 이슈는 물론이고 안전상으로도 큰 위협이 되기도 한다. 

두산밥캣이 수소 지게차 개발에 나선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다. 회사 측은 "지게차, 트럭 등 상용차는 배터리 무게와 충전시간 문제로 전기차 전환이 어려웠다"며 "가볍고 밀도가 높은 수소를 사용하면 충전이 빠르고, 무게를 줄일 수 있어 장거리 운행과 고중량 화물 운송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에 따르면 수소 지게차는 미국에선 아마존, 월마트 등에서 5만2000대 이상 운행되고 있다. 다만 수소 기반의 건설기계 또한 인프라 문제가 존재한다. 국내 수소 충전소는 현재 120곳을 넘긴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일단은 100% 전기 굴착기보단 하이브리드로 운영할 것"이라며 "사용자 입장에서 출력이나 충전 시설 인프라, 가격 문제 등을 고려하면 기술력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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