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세계 흐름 역행한 재(再)자연화

유회경 기자 2022. 6. 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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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는 물 관리 실패로 몰락한 대표적인 문명이다.

가뭄이 계속될 때 저수지를 만들어 수자원을 비축하려는 노력보다는 어린아이를 산 채로 제물로 바치는 종교에 의존하면서 마야 문명의 몰락은 더욱 급물살을 탔다.

결국, 물그릇을 키우고 강의 기능을 살려 재해를 최소화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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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경 전국부장

마야는 물 관리 실패로 몰락한 대표적인 문명이다. 기원전 2600년부터 서기 900년 사이 지금의 멕시코 남부, 과테말라, 온두라스 지역에서 발달했던 이 문명은 750∼850년 사이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사라지게 됐다. 가뭄으로 식량 생산이 줄어들고 이는 영양실조, 전염병 창궐 등으로 이어졌다. 가뭄이 계속될 때 저수지를 만들어 수자원을 비축하려는 노력보다는 어린아이를 산 채로 제물로 바치는 종교에 의존하면서 마야 문명의 몰락은 더욱 급물살을 탔다. 문명에서 물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이는 농경사회뿐 아니라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사회로 치닫고 있는 현재도 유효하다. 기후와 지형 조건 때문에 물 관리 여건이 취약한 우리로선 물 관리 기술의 중요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장마철에는 물난리가 빈번하고 가뭄에는 물 한 방울이 아쉽다. 여기에 대형 자연호가 전무해 장마에 집중되는 비를 모아둘 물그릇이 없다. 최근 기후변화는 이러한 여건을 더욱 안 좋은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결국, 물그릇을 키우고 강의 기능을 살려 재해를 최소화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다. 더욱이 물 관리 여건이 나은 주요 국가들도 모두 그렇게 한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강 기능의 원활한 가동을 국토 관리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국토 곳곳에 댐을 만들어 물을 확보하고, 강을 준설하고 정비해 왔다.

그런 점에서 지난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는 생태 근본주의와 같은 극단적인 환경주의를 바탕으로 보수 정부의 업적을 무위로 돌리려는 정치색이 강하고 동시에 세계적 흐름을 거스르는 ‘황당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4대강 반대론자들은 환경 파괴, 생태계 교란, 수질 악화, 식수 재앙 등을 유발했다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진실은 점점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월 금강 유역 세종보 철거·공주보 부분 철거·백제보 상시 개방과 영산강 유역 죽산보 철거·승촌보 상시 개방 등을 결정했지만, 보 해체 시기를 특정하진 못했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두려워한 탓이다. 생활에 이로운 멀쩡한 보를 왜 해체해야 하는가가 대다수 주민 생각이다. 설령 더불어민주당이 재집권했다 해도 주민 반발로 보 해체를 강행하지 못했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최근 극심한 가뭄 타개를 위해 공주보 수문을 닫았다.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은 세종보 철거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재자연화 정책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환경부는 입조심 하고 있다. 맞다. 문 정부가 무리하게 탈원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법과 절차를 위반한 정황이 드러나 여론이 급격히 나빠진 것을 고려하면 감사원 공익감사 발표 이후 차분히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게 현명하다. 때맞춰 환경단체들은 낙동강 녹조 문제를 거론하며 여론전을 벌인다. 보가 녹조 확산을 유발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하지만 녹조 확산은 유속과 상관없다. 온도, 태양광, 영양물질 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이는 상식이다. ‘만물은 하나다’ ‘인간은 자연에 대해 암적인 존재일 뿐’ 등 야릇한 수사를 구사하며 타인 생활에 쓸데없이 피해를 주는 부류들은 ‘치첸이트사’에서 죽은 아이들의 신음에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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