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샘 '승자의 저주'..M&A 반년에 디폴트 리스크

국내 인테리어 가구사 한샘이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퀴티에 인수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8000억원대 인수금융 기한이익 상실 위험에 빠졌다.
세계적 공급망 차질과 금리인상으로 제품 수요 및 공급이 모두 위축되면서 실적이 대폭 줄어든 것이 첫째 원인이다. 여기에 근본적으로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지나치게 고평가 됐던 거래지분의 주당매매 가치가 최근 주가하락으로 시가와 큰 괴리를 보여 담보력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6월 말을 기준으로 한샘 경영권 매매지분 27.7%는 대주단과 맺은 재무약정에 따른 LTV(담보대출비율)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이 테스트에서 LTV가 75%를 웃돌 경우 IMM 등은 페널티로 가산금리를 연 1% 이상 지급해야 하고, 대주단은 재무약정 위반을 이유로 최악에는 대출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IMM 등에 크게 불리한 형국이다. IMM은 지난해 한샘 경영권 지분 27.7% 인수를 계획하면서 해당가치로 1조5000억원(주당 약 22만원)을 매겼다. 상장사인 한샘은 당시 시장 가격이 10만원 초반대였는데도 조창걸 회장 등이 요구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들여 두 배 가격에 지분을 사들인 셈이다.
하지만 IMM은 순수 자기자본으로는 3500억원만 투자했고, 나머지는 전략적 투자자(SI)인 롯데(3500억원)와 재무적 투자자인 대주단에 의지했다. 특히 대주단에서 빌린 8550억원은 담보권 우선순위에 따라 선순위 6200억원, 중순위 2100억원, 후순위 250억원으로 나눠 조달했다. 대주단 리더는 고평가 지적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인수금융 영업을 지속한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IMM과 대주단은 재무약정으로 선순위 대출(6200억원) 기준 LTV 비율이 75%를 넘기지 않는다는 약속을 맺었다. 물론 이 트리거는 제한된 기준에서만 발동된다. 한샘이 창출하는 연간 EBITDA가 1350억원에 미치지 못했을 때만 LTV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IMM은 애초에 최악을 상정하지 않고 이를 약속했는데 최근 전세계 시장이 요동치면서 우려는 현실화했다.
한샘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0.2% 폭락했다. 여기에 매출까지 5260억원으로 4.9% 줄었다. 한샘은 주택매매 거래량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고 시장환경을 거론했다. 특히 사업부문별로 홈리모델링(-13.7%)과 홈퍼니싱부문(-13%) 매출이 준 것이 일시적인 타격이 됐다.
하지만 오는 6월 말 집계된 2분기 실적전망도 밝지 않다. 새 정부는 주택공급을 늘리겠다고 공언했지만 미국발 금리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시중금리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폭등해 주택매매나 이사수요가 잔뜩 움츠러들고 있어서다. 여기에 1분기보다 악화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한샘의 제품단가 인상으로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대주단 관계자는 "2분기 실적도 큰 반전은 없지만 연간 EBITDA 1350억원 기준을 어렵게 맞춰낼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하반기가 문제인데, 실적에 있어 큰 계기가 마련되지 않으면 결국 스트레스 테스트를 할 수밖에 없고 그를 바탕으로 대주단과 차주(IMM)가 재무약정을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만약 2분기 실적이 기준을 맞추지 못해 대주단의 LTV 테스트가 이뤄지면 즉시 페널티가 부여된다. 여기선 주가가 문제가 되는데 주당 8만3000원 이상이 꾸준히 유지되지 못할 경우 LTV가 75%를 넘어서게 된다. 현재 한샘 주가는 올초 9만2000원대에서 등락을 거쳐 7만1000원대까지 빠진 상태다. 주가가 단기에 우상향해서 평균주가가 8만원 중반을 넘지 못하는 한 3분기 내에 대주단이 기한이익 상실을 통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2분기 말을 기준으로 LTV 비율이 75%를 넘어 80% 미만일 경우 IMM은 연간 0.5%의 가산금리를 내야 한다. 또 LTV 비율이 80%를 초과할 경우 1% 가산금리가 추가된다. 대주단은 재무약정 위반시 IMM이나 롯데의 추가 출자를 요구할 수 있다. 여기에 후순위 추가차입을 통해 대주단 선순위 대출금 6200억원을 먼저 상환처리할 수도 있다. 만약 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영권 지분 27.7%를 처분해 대출금을 상환할 수도 있다. IMM의 디폴트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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