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최고의 공룡 추격전

2022. 6. 1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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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의 장대한 여정을 마칠 시리즈의 피날레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이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했다. 시리즈의 마지막답게 심장 쫄깃한 공룡과의 도심 추격전과 함께 1990년대 ‘쥬라기 공원’을 이끈 샘 닐, 로라 던, 제프 골드블럼 등 원년 배우의 등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공룡들의 터전이었던 이슬라 누블라 섬의 화산 폭발 이후, 공룡들이 세상 밖으로 출몰했다. 납치된 공룡을 몰래 풀어주는 일을 하는 공룡 보호 연대 설립자 ‘클레어 디어링’(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과 랩터 조련사였던 ‘오웬’(크리스 프랫)은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복제 인간 ‘메이지’(이사벨라 서먼)를 함께 키우며 산다. 그의 집 주변에는 오웬이 훈련시켰던 벨로시랩터 공룡인 블루가 직접 낳은 베타도 살고 있다. 어느 날 연구소가 고용한 밀렵꾼들이 베타와 메이지를 납치하고, 밀렵꾼들의 공룡 암시장 거래로 문제가 발생한다.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거대한 메뚜기 떼가 농장을 습격하자 식물학자 ‘엘리’(로라 던)는 오랜 동료 ‘앨런 그랜트’(샘 닐)를 찾아가, 혼돈 이론학자 ‘이안 말콤’(제프 골드브럼)이 초대한 바이오신 연구소로 함께 가보자고 한다.

‘쥬라기 월드’에서 형제들을 잃고,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에서 섬이라는 삶의 터전을 잃은 벨로시랩터 블루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서 자식을 낳아 엄마가 되었다. 오웬 역시 이젠 메이지와 클레어 등 지켜야 할 가족이 생겼다. 블루와 오웬의 이러한 오랜 관계를 생각했을 때 본 영화의 처음과 끝에만 등장하는, 터무니없이 적은 블루의 등장 분량은 아쉽다. 쥬라기 공원이 선사했던 문제 의식, 공룡들만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기대했던 것에 비해 너무 적다고나 할까. 테리지노사우르스, 기가노토사우르스 같은 육식 공룡 외에 여러 가지 고대 생물이 새롭게 등장하지만 딱히 기억에 남는 공룡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 티렉스와 랩터 두 종류로 혈관을 쫄깃하게 만드는 스릴감을 선사했던 ‘쥬라기 공원’ 시리즈를 기억해보라. 여기에 시즌 최고 빌런이었던 ‘헨리 우’(B.D.웡)의 급격한 변화, 돈만 된다면 공룡 역시 어디든 옮기던 파일럿 ‘케일라’(드완다 와이즈)와 바이오신 직원 ‘램지 콜’(마무두 아티)이 어떤 연유로 이들을 돕는 건지 이유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게다가 악덕 회사의 파멸과 괴물 메뚜기 떼 박멸이라는 결론은 나왔으나 인간과 공룡의 공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전작들에 바치는 오마주도 훌륭하고, 액션의 쾌감과 블록버스터의 재미는 충분하다. 테리지노사우르스를 피해 클레어가 물속으로 도망치는 장면, 오웬이 바이크를 타고 몰타 시가지에서 아토르시렙터들과의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스펙타클하다. 웬만한 액션 영화 뺨칠 정도다.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등 ‘쥬라기 월드’ 배우와 ‘쥬라기 공원’의 레거시 캐스트 로라 던, 제프 골드브럼, 샘 닐이 조우하는 장면 역시 29년의 대장정에 맞는 감동을 선사한다. 저명한 고식물학자(엘리), 세계 최고의 고생물학자(엘런), 혼돈 이론 석학(이안) 세 명이 단순히 인디아나 존스식 모험을 펼치는 대신, 자신들의 전문 분야를 써먹었다면 어땠을까. 티라노사우르스가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인도미누스 렉스와 싸우는 장면은 상징적이고, 역시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메이지와 블루의 자식인 베타가 느끼는 연대감은 무리 없이 관객들을 끌고 간다. 러닝타임은 ‘쥬라기 월드2 폴른 킹덤’ 이후 시리즈 역대 최장인 147분으로 쿠키영상은 없다.

[글 최재민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33호 (22.06.1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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