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공장 정지 위기"..산업계, 화물운송 복귀 촉구(종합)

박정규 2022. 6. 1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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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무협-경총, '수출입 화물운송의 조속한 정상화 촉구' 성명
"물류는 우리 경제의 혈관…우선 대화하고 합리적 방안 찾자"
시멘트업계, 1천억·철강업계, 1.1조 피해 추정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수출입 화물운송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6.1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산업계가 14일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정부와 화물연대는 대화를 통해 안전운임제에 대한 상생의 해법을 조속히 논의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및 시멘트·철강·석유화학·자동차 등의 각 협회는 이날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수출입 화물운송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전국의 주요 항만 및 국가의 주요 생산시설들이 1주일 넘게 마비된 상태"라며 "전국의 사업장에서 생산되는 수출 물품의 선적이 취소되고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일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간산업들의 피해도 크지만 수출 중소기업들이 당면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중소기업에는 1∼2건의 선적 취소도 기업의 존폐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계약이 취소되고 중요한 바이어들과의 거래가 중단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화물연대는 대승적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현업에 복귀해 멈춰 서 있는 수출입 화물운송을 다시 살리고 대화로 상생의 협상을 재개해달라"며 "정부와 화물연대는 대화를 통해 안전운임제에 대한 상생의 해법을 조속히 논의해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물류는 우리 경제의 혈관과도 같다. 혈관에 문제가 생긴다면 건강할 수 없다"며 "화물연대는 먼저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 적정한 운임과 제도 운영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찾아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각 업계 단체들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설명하면서 조속한 운송 재개를 촉구했다.

김영민 한국시멘트협회 이사는 "파업을 시작한 지난 7일 이후 누적손실액은 약 912억원에 달한다. 오늘이 지나면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멘트업계의 재고 수용능력상 한계를 드러낸 상황을 감안했을 때 파업이 종료되지 않는 한 이번 주말 주요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할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멘트 공급 부족으로 비상경영에 나선 레미콘업계와 건설현장도 화물연대 파업에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레미콘업계는 시멘트를 공급받지 못해 가동을 중단하고 있으며 건설현장도 조업을 중단하는 등 연쇄피해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 홍정의 조사분석실장은 "철강제품 출하 중단 피해가 누적되는 가운데 어제부터는 생산차질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철강은 타 산업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데 상당수가 중소·중견기업인만큼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조사한 결과 누적 출하 피해는 72만1000t, 피해 규모는 1조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를 재가공해서 다시 자동차, 기계 등 수요산업에 납품하는 중소·중견기업의 피해까지 합하면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석유화학업계는 핵심시설인 나프타분해설비(NCC) 중단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경우 하루에만 30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수출입 화물운송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김평중 한국석유화학 본부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2.06.14. scchoo@newsis.com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8개사가 하루 평균 600억원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있고 누적 피해는 5000억원으로 파악된다"며 "대산산업단지의 경우 화물연대가 출하되는 것을 통제하고 있어 실제 출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일부 물량 등은 화물연대와 협의해 긴급한 물량은 출하를 하거나 감시가 소홀한 새벽·야간을 이용해 제한적으로 운송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석유화학은 일평균 7만4000t의 물량을 출하하고 있는데 현재 10% 정도를 출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석유화학은 철강과 유사해 24시간 연속가동이 불가피한 산업이고 생산량을 임의로 조절하기 어려운 공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상황이 지속되면 이번 주 중반 공장 자체가 꺼질 수밖에 없는 위기상황"이라며 "철강의 고로와 같은 개념인 NCC가 이번 주 꺼지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그러면 이를 330일 가동한다고 쳤을 때 하루 평균 3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규모가 큰 업체들은 내일(15일) 저녁이 마지노선일 것으로 보고 있어 내일이 지나면 국내 NCC 업계 중 한두 곳은 중단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예상했다

윤경선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정책기획실장은 "운송거부로 인해 지난 13일까지 5700여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며 "대형 카캐리어 운행 가동률이 저하되고 있어 용차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로드탁송을 진행하면서 여러 비용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대체화물차를 이용하고 미리 확보한 재고를 통해 근근이 버티고 있는데 이번 주 후반부터는 일부 업체에 한해 발생한 생산차질이 자동차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업계 전반으로 차질이 확대된다면 한계상황에 다다른 부품업체의 줄도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로 7조6000억원의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더해 대외신인도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후폭풍은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한 적극적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관섭 무역협회 부회장은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안전운임제 연장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상황이 있었던 만큼 실제 안전운임제의 효과를 증명하기엔 부족하고 그동안 유의미한 결과를 포착하긴 어렵다고 본다"며 "제도 개선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화물시장 구조가 화물차와 1대 1로 상대하는 구조가 아니고 대부분의 화물이 그렇듯이 운송사가 있고, 또 단계적인 구조가 있어 복잡할 수밖에 없다"면서 "요금을 올렸다고 과연 차주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운송사로 돌아가느냐도 불분명한 구조이기 때문에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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