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이코노미] "노사정, 허리띠 조이고 IMF 때처럼 선제 구조조정 나서야"

은진 2022. 6. 1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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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등 복합위기에 대응해 정부가 보여주기식 조치를 하는 것은 반대한다"면서 "이 기회에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통화 당국이) 긴축 브레이크를 급격하게 밟고 있는 상황에서는 미봉책으로 위기를 막는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 대응이 필요하다"며 "경제 냉각기가 본격적으로 올 텐데, 노동력을 다시 또 정부 일자리 등에 넣지 말고 제대로 교육해서 커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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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5인 진단
"가계·기업·정부 고통분담 절실
파업 장기화땐 위기극복 어려워
고용유연화 등 노동개혁 나서야"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 <연합뉴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高)에 글로벌 경기침체 쓰나미가 밀어닥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경제가 '풍전등화' 위기에 놓였다. 2008년 금융위기는 물론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든 경제 한파가 몰아칠 수 있다는 경제 주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가계·기업·정부가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을 분담할 각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외환위기 때처럼 노·사·정 위원회를 구성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으로 거론됐다.

14일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등 복합위기에 대응해 정부가 보여주기식 조치를 하는 것은 반대한다"면서 "이 기회에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통화 당국이) 긴축 브레이크를 급격하게 밟고 있는 상황에서는 미봉책으로 위기를 막는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 대응이 필요하다"며 "경제 냉각기가 본격적으로 올 텐데, 노동력을 다시 또 정부 일자리 등에 넣지 말고 제대로 교육해서 커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경기 때는 그동안 쌓인 부실과 같은 노폐물 등을 보수적으로 정비하고, 잘못된 고용 관행도 고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제 위기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의 긴축 등 대외적 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한정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시장경제 체제를 보장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은 "국가 경쟁력이라는 말은 바꾸면 결국 기업 경쟁력"이라며 "정부가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잘 보장해줄 수 있을 때 기업 경쟁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의 성격이 하나로 규정돼 있다면 정부가 판단해서 대응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예측하기 어려운 위기 앞에 노출돼 있다"며 "정부가 위기의 성격 등을 모두 판단해서 기업에 '나를 따르라'라고 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는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이 풀린 해였고,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파업까지 진행돼 경제가 멈춰 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경제 신뢰가 낮아질 수 있는 상황에서 각 경제주체들이 경각심을 갖고 양보하는 자세가 우선 요구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파업, 반정부 투쟁 등이 지속되면 우리 경제가 얻을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경제주체들의 지혜로운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지금의 경제 위기는 과거와는 달리 외부 환경에 의한 공급 측면에 따른 것이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꽤 있고, 당분간 경제 위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은 노사정 위원회와 같은 기업의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한 고용 유연화, 임금체계 유연화 등 노동개혁과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우리 정부의 발 빠른 대응도 요구됐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통화 당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늦은 감이 있다"며 "금리 인상이 늦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오면 임금을 적게 올리자는 이야기를 하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금리 인상에 따른 고통은 합의의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돈을 풀 게 아니라 (통화당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고통을 덜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은진·강민성·김동준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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