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밀어주고 끌어주고..박순애, 7년 전 국토부장관 인사청문회 때도 '특혜 논란'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기재부 공공정책국장 출신인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정부 위원회, 학계 등의 자리를 오가며 서로 밀어주고 끌어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확인됐다. 박 후보자는 강 전 장관이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일 때 경영평가단원으로 활동한 데 이어 강 전 장관이 조달청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을 때 정부 위원을 지냈다. 이후 공직에서 나온 강 전 장관은 박 후보자가 소장을 지낸 서울대 공공성과관리센터 소속 연구원과 행정대학원 초빙교수를 지냈다. 7년 전 강 전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전관예우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논란이 됐는데, 박 후보자가 특혜를 준 인물로 지목된 바 있다.
14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2015년 당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인사청문회 요구자료를 보면, 강 전 장관은 2014년 4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시간강사·객원교수 등으로 번갈아 재직하며 총 541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 중 4750만원은 강 전 장관이 19개월동안 월 250만원씩 받아온 연구원 수당이었는데, 당시 서울대 임용규정 등을 보면 ‘초빙교원의 무보수를 원칙으로 하며 다만 연구를 담당하는 경우에는 보수를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연구 이력이 없는 강 후보자가 급여를 받은 것은 부정수급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경협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5년 10월 보도자료에서 “서울대 박모 교수(박 후보자)를 매개로 기재부 고위관료 출신인 강 후보자가 전관예우를 받은 정황이 상당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이 연구원을 지낸 서울대 공공성과관리센터는 공공기관으로부터 조직진단과 경영효율성 방안 등 연구용역을 받아 수행하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부설기관으로, 기재부에서 공기업 경영평가를 책임지는 공공정책국장을 맡은 강 전 장관이 박 후보자를 매개로 전관예우성 채용과 임금 특혜를 받았다는 지적이다. 당시 박 후보자는 공공성과관리센터 소장이었다.
박 후보자와 강 전 장관의 이력을 살펴보면 재임한 기관과 시기가 상당수 겹친다. 앞서 강 전 장관은 2009년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을 지냈는데 같은 시기 박 후보자는 기재부 공기업경영평가단 일원이었다. 강 전 장관이 조달청장을 맡고 있던 2013년엔 박 후보자가 조달행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고, 같은 해 6월 조달청장을 퇴임한 강 전 장관이 산업부 원전구매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후에 박 후보자는 이 위원회에 위원으로 합류한 바 있다. 강 전 장관이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로 채용된 2014년 4월 당시 박 후보자는 기재부 경영평가단의 부단장직을 맡고 있었다. 이후 강 전 장관이 국토부 장관이 된 뒤인 2017년 2월에 박 후보자는 국토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 위원을 연임했다.
강 전 장관은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서울대 초빙교수로 채용된 경위에 대해 “실천적인 경험이라든지 행정분야에서의 정책 지식이나 경험이 필요하다, 나같은 사람들이 세미나 같은 데 참여해 이야기를 하는 자체가 학생들한테 경험을 전수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해서 초청을 받았고 그런 의미로 제가 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후보자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교육부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이날 “당시 공공성과관리센터 채용은 행정대학원장 추천으로 총장이 임명하는 구조였다”며 “센터 소장이었던 후보자는 강 전 장관을 영입해 오는 입장이 아니었고 아무 영향력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민서영·남지원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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