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다 멈출 판" 건설업계 눈물.. 화물연대 파업 피해 '눈덩이'
생산 제품 출하 못해 적재 포화
석유화학단지도 연쇄 가동 중단
정부 "피해액 1조5868억 달해"
포스코는 13일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 내 선재공장과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생산품을 출하하지 못하고 쌓아놓다가 적재 공간이 포화된 탓이다. 포스코는 지난 7일 화물연대 파업 시작 이후 매일 약 2만t의 제품을 화물차에 싣지 못하면서 창고가 가득 차 도로나 공장 주변에 적재해 왔다.
선재공장은 1선재에서 4선재 공장까지 모두 가동 중단됐다. 가전·고급 건자재용 소재를 주로 생산하는 2냉연 공장도 멈춰섰다. 이에 따라 매일 선재제품 약 7500t, 냉연제품 약 4500t의 생산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포스코는 파업이 풀리지 않으면 며칠 내 열연공장과 후판공장이, 사태가 장기화화면 용광로 가동까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과 당진제철소는 화물연대 파업에 따라 각각 매일 9000t과 1만8000t의 철강제품을 출하하지 못하고 공장 내부에 쌓아 놓고 있다.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는 전날 8시간 넘게 진행된 4차 교섭에서도 뚜렷한 협상 진전을 이루지 못해 사태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물연대는 입장문을 통해 “국토부에서 제시한 대로 국민의힘, 화주 단체를 포함해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품목 확대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을 약속한다’는 잠정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최종 타결 직전 국민의힘이 돌연 잠정 합의를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체포되지 않은 30명에 대해서도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고 채증 자료를 분석 중”이라며 “현장에서 이뤄진 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공무집행 방해뿐만 아니라 화물 차주나 비연대 노조원에 대한 문자, 전화를 이용한 협박 등 전반적인 불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레미콘 ‘스톱’… “아파트 공사 다 멈출 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이 일주일째 계속되면서 전국 건설현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 시멘트 운송이 막히면서 레미콘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고, 철근 등 다른 건자재도 수급 문제를 겪으면서 전국 각지에서 공사 중단 위기에 처한 현장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A건설사는 전국 90여개 현장 가운데 절반 정도가 골조공사를 진행 중인데 지난 10일부터 레미콘 타설이 거의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장마철을 앞두고 레미콘 타설을 서둘러야 하는 시기인데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이어서 걱정이 크다”며 “파업이 길어지면 결국 입주 지연 등의 피해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B건설사는 전국 130개 현장 가운데 레미콘·시멘트·철근 등이 필요한 90여개의 현장에서 공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제 막 착공에 들어가서 터파기를 하거나, 준공이 임박한 현장을 제외한 나머지 현장은 대부분 수급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일주일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화물연대 파업 여파에 건설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은 건설 자재 운반의 특수성과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축물 골조의 핵심 원료인 시멘트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라는 차량을 통해 운송된다. 국내 BCT 중 60%가량이 화물연대 소속인 데다 이들이 시멘트 저장소 위치와 운송 패턴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요 통로를 차단하며 비노조원도 운송을 할 수 없도록 막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의왕·수색 등 수도권 주요 유통기지와 전국 시멘트 생산공장의 시멘트 출하 중단이 이날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출하량도 평소 대비 5∼10%로 떨어졌다.
포항·서산=이영균·김정모, 권구성·이현미·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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