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연봉 2~3배 나와도.."문제는 DSR, 고금리야"

'연봉 이내'로 끊기던 신용대출 한도가 많게는 연소득의 2~3배 수준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지만 시장 반응이 미지근하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강화되기에 고연봉자가 아니면 '남 얘기'인 데다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올라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대부분의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 한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했던 조치의 효력이 이달말에 끝나기 때문이다. 이전 수준으로 한도가 복구되면 연봉의 최대 2~3배 수준까지 신용대출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신용대출 시장엔 활기가 돌지 않는다.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한도가 늘어나더라도 다음달부터 DSR 규제 강화로 대출을 마음 놓고 받을 수 없어서다. 올 1월부터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할 경우 DSR 규제의 대상이 됐는데 7월부터는 기준이 1억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하면 DSR 규제 대상이 되기에 은행권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신용대출 한도가 아무리 많이 나와도 DSR 규제 대상이 되면 또 다른 한도 제한에 걸리는 셈이다. 또 기존 대출을 포함해 따지기에 이미 주택담보대출 등을 갚고 있다면 DSR 규제망이 더욱 촘촘해진다. 만약 기존에 상환 중인 대출이 하나도 없는 금융 소비자가 연봉 5000만원일 때 연소득의 3배 수준으로 신용대출 한도(1년 계약, 금리 4% 기준)가 나온다고 해도 DSR이 42%가 되기에 규제에 걸린다.
가파르게 오른 금리도 문제다. 한도가 넉넉하더라도 이자 부담이 크다면 망설일 수밖에 없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지난달 기준 신용대출 금리를 보면 1~2등급 고신용자여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에서 평균적으로 4%의 금리를 적용받았다. 5대 은행 1~2등급 신용대출 금리는 3.60~4.22%에 걸쳐 있었다. 은행권 전체로 넓혀봐도 최저 금리는 3.57%로 3%대 중반을 훌쩍 넘었다. 1년 전만 해도 2%대 중반 금리가 흔했는데 자취를 감췄다.
신용대출 수요가 눈에 띄게 살아날 것이란 기대도 작다. 2020년과 지난해에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 저금리 기조 속에서 신용대출 잔액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올 들어서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5월 다섯달 연속으로 전월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DSR 규제를 감안해 오히려 신용대출을 갚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신용대출은 보통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고 만기 3개월 전부터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에 비해 상환 수요가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빚 내서 투자할 만한 투자처도 없고 금리 부담을 지면서까지 빚투하려는 수요가 적기 때문에 당분간 신용대출 잔액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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