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허리케인 온다..달러당 1284원, 한달 만에 최고치 [美 긴축공포 환율시장 강타]

조은효 2022. 6. 1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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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인플레 정점 멀었다" 전망
강달러 기류, 亞 외환시장 덮쳐
원달러 환율 하루 10원대 급등락
일본 엔 가치는 24년 만에 최저
13일 일본 도쿄 한 금융기관의 딜링룸 모니터에 달러당 엔화가치가 135.044엔이라는 수치가 떠있다. 로이터뉴스1
【서울·도쿄=연지안 기자 조은효 특파원】 미국발 '금리인상 태풍예보'에 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90원을 위협하며 1280원대로 상승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도 24년 만에 최고치인 135엔대를 찍으며, '달러 강세', '엔 약세' 현상이 한층 심화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4~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물가상승(인플레이션)대응을 위해 한 번에 0.5%포인트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강세가 한층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 한달 만에 1280원대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268.9원)보다 15.1원 상승한 128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는 지난달 16일(1284.1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1.1원 오른 1280.0원에 출발했다. 장 초반 일찌감치 1280원대를 넘으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한 달 새 최고점인 지난달 12일 종가(1288.6원)를 넘어서면서 장중 1290원을 위협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만 해도 1230원대까지 내려갔지만 지난 2일 다시 1250원대로 상승했고, 이후 지난 8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최근 미 연준의 통화 긴축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 강화가 원·달러 환율 상승(달러당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5월에 이어 미 연준이 이번주 열리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에 나설 것으로 보고있다. 일부에선 연준이 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높이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가 이미 인플레이션의 정점을 쳤다는 분석이 무색하게, 미국의 물가지수는 고공행진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8.6% 급등하면서 41년만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준이 보다 과감하게 향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韓당국, "과도한 변동성 경계" 구두 개입
이 같은 상승세에 외환당국도 구두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이날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외환당국은 시장 내 심리적 과민반응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 소비자물가 결과가 기존 인플레이션 정점론을 퇴색시키며 강달러와 위험회피 심리에 기반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며 "물가 피크아웃 기대가 옅어진 만큼 인플레 심화 가능성에 따른 달러 매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상승뿐만 아니라 환율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하루 사이 10원대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달과 다음달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이 아닌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 나아가 9월에도 빅스텝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며 "중장기 경로보다 현재 시점에서는 이번 CPI충격에서 벗어나 3·4분기에 안도랠리 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물가와 통화정책, 경기침체 공포가 지배하는 금융시장은 이달 FOMC회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발 금리 태풍 예보에 '日 엔저 발작'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주 유로화는 달러대비 1.9% 하락했고 엔화도 2.6% 떨어졌다. 달러 매수가 증가하면서 달러화는 2.0% 상승했다.

특히, 일본 엔화는 여타 글로벌 통화 가운데서도 가장 맥을 못췄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135.13엔(오후 1시41분 기준)까지 치고 올라갔다. 올들어 엔·달러 환율 최저점(1월 24일, 113엔)대비 19.5% 상승이다. 달러당 엔화가치 하락, '엔저'가 급격히 진행된 것이다.

달러당 엔화가치가 135엔대를 기록한 것은 1998년 이후 24년 만이다. 실제 이날 도쿄 현지 외환딜러들 사이에서는 "달러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미일 채권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금 이동 수요에 향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 일본 수입기업들의 달러 매수 수요까지 겹친 탓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참원 결산위원회에서 환율 변동성 확대에 "기업의 불확실성을 높여 경제에 부정적이고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실상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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