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의 엄청난 비극에 러시아인으로서 책임감"

임석규 2022. 6. 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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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엄청난 비극이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미로슬라프 쿨티셰프는 "러시아 국민의 한명으로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 시간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쿨티셰프는 "2007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으로 다양한 기회가 열렸고, 아내를 만나 가정도 꾸릴 수 있었다. 신께서 콩쿠르를 통해 내 인생을 멋지게 만들어줬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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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피아니스트 쿨티셰프
15일 공연 앞두고 기자간담회
"전쟁으로 공연 기회 크게 줄어
비행기 세번 갈아타고 한국 와"
러시아 피아니스트 미로슬라프 쿨티셰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러시아 국민의 한명으로서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독주회를 연다. 차이코프스키 씨앤씨 제공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엄청난 비극이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미로슬라프 쿨티셰프는 “러시아 국민의 한명으로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 시간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오는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을 앞두고 13일 서울 서초구 스타인웨이홀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다.

2007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는 한국을 많이 찾는 연주자다. 2008년 처음 한국 무대에 선 이후 10차례 이상 내한했다. 독주회로는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엔 라흐마니노프의 13개 전주곡과 브람스의 소나타 3번을 들려준다. 지난해 12월 독주회에선 베토벤,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와 리스트, 차이콥스키의 곡들을 연주했다.

“차이콥스키는 죄가 없다.”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이 러시아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회원 자격을 박탈한 데 대한 견해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로서 세계연맹의 조처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것이다. 그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퇴출은) 전쟁의 여파로 에코처럼 이어진 결과일 뿐”이라고 말해, 전쟁이 끝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나타냈다.

2007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미로슬라프 쿨티셰프. 차이코프스키 씨앤씨 제공

전쟁은 이 러시아 연주자에게서 많은 것을 앗아갔다. 무엇보다 해외 연주 기회가 크게 줄었다. 그는 “내년에는 유럽 연주 기회가 올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전쟁 여파로 서울-상트페테르부르크 직항로도 끊겼다. 그는 “비행기를 세차례나 갈아탄 끝에 카타르를 거쳐 겨우 한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2007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인 일본인 카미유 마유코와 결혼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로서 같이 순회 연주를 다니면서 가까워졌다고 한다. 카미유 마유코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중국 첼리스트 지안왕과 함께 ‘한·중·일 트리오’를 구성해 활동하기도 했다. 2015년엔 3국을 번갈아 오가며 순회공연도 펼쳤다. 쿨티셰프는 “2007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으로 다양한 기회가 열렸고, 아내를 만나 가정도 꾸릴 수 있었다. 신께서 콩쿠르를 통해 내 인생을 멋지게 만들어줬다”며 웃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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