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꿀띠쉐프 "전쟁은 비극..러시아 국민으로 책임감 느껴"

강진아 2022. 6. 13. 18: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쟁은 엄청난 비극입니다. 러시아 국민으로서 한 조각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미로슬라브 꿀띠쉐프(37)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장기화되고 있는 전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라흐마니노프는 뿌리가 매우 깊은, 러시아의 영혼을 들려주는 작곡가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작곡가들은 음악을 누가 들어도 열린 마음으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있다"며 "라흐마니노프와 브람스는 차이가 확실하지만, 사람에 대한 음악을 하고 로맨틱한 음악가라는 점이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2007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
오는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내한공연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피아니스트 미로슬라브 꿀띠쉐프가 13일 서울 서초구 스타인웨이 갤러리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2007년 우승자인 미로슬라브 꿀띠쉐프는 오는 15일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다. 2022.06.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전쟁은 엄청난 비극입니다. 러시아 국민으로서 한 조각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미로슬라브 꿀띠쉐프(37)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장기화되고 있는 전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13일 서울 서초구 스타인웨이 갤러리서울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시간이 참 힘들다"고 밝혔다.

2007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자인 꿀띠쉐프는 오는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전쟁 여파로 직항편이 없어 카타르 등을 거쳐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고 꼬박 하루가 걸려 입국했다. 하지만 현재 해외 무대에 서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연주를 위해) 한국에 들어와있다는 게 더욱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콩쿠르 우승 이듬해인 2008년 첫 내한을 시작으로, 열 번 넘게 한국을 방문하며 애정을 보여왔다. "한국 팬들은 따뜻한 걸 넘어 뜨겁다"며 "관중석의 뜨거운 반응과 에너지는 어떤 아티스트라도 좋아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선 라흐마니노프의 13개의 전주곡과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3번을 들려준다. 쇼팽 등의 곡도 후보에 올랐지만, 5년 전에 마지막으로 연주했던 라흐마니노프의 곡과 브람스로 최종 결정했다.

그는 "라흐마니노프는 뿌리가 매우 깊은, 러시아의 영혼을 들려주는 작곡가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작곡가들은 음악을 누가 들어도 열린 마음으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있다"며 "라흐마니노프와 브람스는 차이가 확실하지만, 사람에 대한 음악을 하고 로맨틱한 음악가라는 점이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어느새 15년이 지났지만, 차이콥스키 우승은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 "콩쿠르 이후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지금의 음악가들은 콩쿠르 없이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피아니스트 미로슬라브 꿀띠쉐프가 13일 서울 서초구 스타인웨이 갤러리서울에서 기자간담회에 앞서 연주를 하고 있다.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2007년 우승자인 미로슬라브 꿀띠쉐프는 오는 15일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다. 2022.06.13. pak7130@newsis.com

특히 같은해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인 아내를 만난 걸 전환점으로 꼽았다. 그의 아내는 일본의 바이올리니스트 카미오 마유코다. "당시 우승자들이 함께 순회공연을 했는데 그때 저희가 인연을 맺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음악적으로 넓은 세계를 열어준 것뿐만 아니라 아내를 만나고 가정을 꾸리게 해줘 제 인생을 더 멋지게 만들어줬다"고 미소지었다.

그의 이름을 수식하는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World Federation of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s·WFIMC)에서 지난 4월 회원 자격이 박탈되기도 했다. 꿀띠쉐프는 "차이콥스키는 죄가 없다"고 했다. 전쟁에 따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문화예술적인 의미를 갖는 건 아니라는 취지로 밝혔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쇼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힌다.

내년에는 유럽 등에서 연주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그동안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은 전 세계 모두 같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팬데믹으로부터, 마스크로부터 이제는 벗어나고 있어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기간에 한국에서 연주할 수 있고, 음악으로 제 마음을 들려드릴 수 있어 기쁘다. 한국은 클래식을 사랑하는 나라라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꿀띠쉐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6세에 첫 공연 무대에 섰다. 10세에 테미르카노프 지휘의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협연하며 영재로 주목받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영재 음악학교와 음악원 학부 및 박사과정을 거쳤다. 2012년 몬테 카를로 피아노 마스터스 콩쿠르 우승 등 각종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고 차이콥스키 콩쿠르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