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나비효과'.. 주류 도매업자 '공급망 자처'
현재 비축분 3일치에 불과해.. "파업 장기화 시 공급망 마비까지 우려"
'소주 대란' 가능성.."자영업자들 '사재기 조짐'에 대량 주문 폭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 째 이어지며 그 여파가 대전지역 주류 도매상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당장 제품 출하에 제동이 걸리면서 주류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진 것.
'소주 대란'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자영업자들의 대량 주문까지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상황이 급박해진 일부 주류 도매상들은 주류 공급책을 자처하며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조달해 오고 있다.
1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지난 7일부터 안전운임제 일몰제 완전 폐지를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 중에 있다. 화물연대가 주류 운송마저 중단하자 소주와 맥주의 출하량이 평상시의 절반 이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이날 기준 제품 출고율이 평시의 38%까지 하락했다.
이에 지역 주류 도매상들은 물류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는 입장이다. 당장 업소에 납품할 제품이 부족한 도매업자들은 주류 공급책을 자처하며 물류센터를 찾고 있다. 주류 유통 시장은 통상 '제조사→각 지역 제조사 직매장→도매상→소매점→소비자'로 연쇄적으로 이어지는데,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도매상으로의 주류공급에 차질이 빚고 있는 것이다. 현행법상 하이트진로 등 주류 제조사가 소비자들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유통할 순 없다.
주류 도매상에서 29년째 근무 중인 50대 김 모 씨는 "총파업이 장기화하기 전에 최대한 많은 물량을 비축해야겠다는 판단에 전 직원이 하이트진로 청주 물류센터로 '출동'했다. 새벽 3시에 출발했는데도 회사에 복귀하니 오후 2시였다"며 "일렬로 죽 늘어선 트럭들이 출고 전표를 받고 순서대로 제품을 출고하는 데만 하세월이 걸렸다"라고 털어놨다.
동구 가양동에 소재한 주류 도매업장에서 상무 직책을 맡고 있는 40대 김 모 씨도 "20t짜리 화물 전용 대형 트럭이 한 번 운송하면 될 걸 주류 운반 전용 1t 트럭이 무려 20여 대나 대거로 이동했다"며 "트럭 한 대당 주류 36짝(박스의 한 단위·30병)이 들어간다. 전 직원이 나서봤자 2.5-3일 치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지역 소매점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주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가게 운영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유성구 봉명동에서 호프집을 운영 중인 박 모씨는 "평상 시 한두 짝을 발주해 영업을 하고 소진 시 추가로 발주하는 구조였다면 이번 화물연대 파업 이후 주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세네 짝을 한번에 발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도매상을 통한 발주자체가 제한될까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소주 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화물차들은 주류를 실어나르는 것뿐만 아니라 업소에서 사용한 빈병을 수거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각 제조사로 공병이 회수되면 세척 후 재활용을 하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대전지방협회 한 관계자는 "지금은 물류센터까지 주류를 실어나르는 데 그치고 있지만 파업이 계속될 시 공병까지 회수하는 일까지 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며 "각자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 화물연대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이대로 가다간 제조사로부터 소비자까지 이어지는 유통구조가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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