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금감원, 8개월 만에 또 임원 '물갈이 인사' 여부 촉각

김유진 기자 2022. 6. 1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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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신 원장을 보좌할 수석부원장 자리를 두고도 물밑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통상 신임 금감원장은 업무 파악이 끝나면 임원 인사에 대한 의중을 밝히는 게 상례였다.

이후에도 윤석헌 전 원장, 정은보 전 원장 시절에도 임원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고서 큰 폭의 물갈이 식 인사를 했다.

한편 금융업계에서는 금감원장이 바뀔 때마다 물갈이성 인사가 반복되는 풍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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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대규모 인사했는데".. 술렁이는 임직원
수석부원장 물밑 경쟁 치열 전망
"새 원장 동년배는 팀장급".. 연공서열 타파 전망도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임하자 금감원 임직원들은 대규모 인사 가능성에 숨을 죽이고 있다.

정은보 전 원장은 지난해 8월 취임 직후 임원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고 나서, 같은 해 10월부터 대규모 임직원 인사를 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서 재차 임원 인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검찰 출신 원장을 보좌할 수석부원장 자리를 두고도 물밑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또 역대 최연소인 이 원장 취임으로 연공서열 파괴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원장 동년배는 금감원 내에서 대개 팀장 직위를 맡고 있다.

13일 금감원 등에 따르면 이 원장은 최근 금감원 내부 업무 파악을 마무리하는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취임 이후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해 거의 마무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업무 파악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 원장이 임원들의 거취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상 신임 금감원장은 업무 파악이 끝나면 임원 인사에 대한 의중을 밝히는 게 상례였다.

이르면 14일 임원 회의에서 임원 인사의 큰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정권 교체에 발맞춰 최소한 임원 인사에 대해서는 발 빠르게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첫 금감원장인 최흥식 전 원장의 경우 2017년 10월 13명 임원 모두 교체했다. 채용비리 등에 시달리던 금감원에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후에도 윤석헌 전 원장, 정은보 전 원장 시절에도 임원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고서 큰 폭의 물갈이 식 인사를 했다. 이러한 ‘공식’에 비춰보면 이 원장이 대규모 인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인사 시기가 4분기께로 늦춰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무 및 조직 파악에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서다. 정 전 원장의 경우 지난해 8월 취임 직후 임원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았다. 이후 10월과 11월 임원 인사를 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 아직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건은 이 원장이 임원들에게 일괄 사표를 요구하느냐다. 일괄 사표를 요구할 경우 대규모 조기 인사 가능성이 크다. 한 금감원 간부는 “일괄 사표가 금감원의 관행처럼 인식되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며 “정 전 원장이나 윤 전 원장 등 일괄 사표를 요구한 사람은 소수”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 가상자산 간담회에서 임원 인사와 관련해 “여러 가지를 잘 살펴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이복현 체제’에서 수석부원장이 어느 때보다 요직이 될 것으로 봤다. 관료나 민간 전문가 출신인 이전 금감원장과 달리 이 원장이 검찰 출신이라 상당수 업무 권한이 수석부원장에게 위임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서 물밑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기재부 출신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공서열 파괴형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인사 적체가 심한 상황에서 과감한 발탁을 통해 조직 구조를 유연하게 바꾸려고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이 원장 동년배는 금감원에서 팀장 정도 직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능력을 위주로 임원을 평가할 것이란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업계에서는 금감원장이 바뀔 때마다 물갈이성 인사가 반복되는 풍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원장이 바뀔 때마다 임원부터 시작해 주요 보직자들이 교체되는 건 조직의 안정성이나 전문성에 해가 된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3년이라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금감원장이 많은데, 그때마다 임원이 교체되면 금융감독업무가 정치화되는 것 같다”며 “조직의 안정성은 물론 감독 업무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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