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빠지고 DS·케이프 들어갔다..새 정부 中企특화 증권사는 다를까

권유정 기자 2022. 6. 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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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제4기 중기특화 증권사 출범
제도 실효성 두고 갑론을박 여전
업계 "실질적인 지원책 확대해야"

금융위원회가 2년 만에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이하 중기특화증권사)를 새로 지정한 가운데 제도 실효성에 대한 업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효과로 증권사에 돌아가는 혜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제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여전히 나온다.

금융위원회. /뉴스1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K투자증권, SK증권, 케이프투자증권, DS투자증권은 제4기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됐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된 키움증권이 빠지면서, DS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금융위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중기특화증권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중소 및 벤처 기업 금융 업무에 특화된 증권사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2년마다 심사를 거쳐 지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지정 대상이 되는 증권사를 기존 5개에서 8개로 늘리기도 했다.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된 증권사에게는 일정 혜택이 주어진다. 그중에서는 한국증권금융 증권담보대출, 신용대출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할 때 지원 한도나 금리 우대 조항이 가장 핵심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성장금융과 산업은행이 설정하는 중소기업 전용 펀드 운용사를 선정할 때 가산점을 부여받는 조항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단한 규모는 아니더라도 우대금리 덕분에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검토되는 배경”이라며 “구체적인 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새 정부에서 (중기특화증권사에) 추가 혜택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신청 유인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전부터 중소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시키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정부가 중소 및 벤처기업 지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중기특화증권사 역할이 부각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이유다. 정부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에 이어 오는 2027년까지 모태펀드 규모를 확대해 ‘세계 벤처 3대 강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럼에도 제도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중소 및 벤처기업 투자로 인한 위험 부담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혜택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중소기업 펀드 등을 조성할 때 중기특화증권사에 일부 가산점을 주기는 하지만, 기업금융(IB) 중심의 대형 증권사와 경쟁에서는 결국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럴듯한 제도의 취지와 달리 (증권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부족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며 “정부에선 꾸준히 홍보하지만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외면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같은 증권사가 몇 년 연속 신청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과거부터 벤처투자 주도권을 두고 금융위와 중소기업벤처부(중기부)가 정치적인 눈치 싸움을 반복하는 과정에 생겨난 허울뿐인 제도라는 인식도 있다. 두 부처가 새로운 제도나 정책을 만들어서 예산을 끌어오는 데 급급하다 보니, 민간에 돌아가는 실익은 사실상 뒷전이 됐다는 것이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중기부에서는 벤처 투자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기업을 내세워 여러 사업 결과를 보여줄 수 있지만 금융위는 중기특화증권사 제도를 빼면 그럴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조건뿐 아니라 업계에서 요구하는 현실적인 지원이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에 따르면 중기특화증권사 제도 도입 이후 증권업계에서는 약 4조9000억원의 자금 공모를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펀드운용 및 직접투자 규모는 약 2조5000억원이다. 금융위는 이번 중기특화증권사 지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향후 투자 실적 독려를 위한 추가 유인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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