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VW그룹의 새 아기 'ID.버즈'를 만나다

2022. 6.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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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하노버 공장 현지 취재
 -T6·T7·ID.버즈 동시 생산, 전기 구동축 그룹이 직접 공급
 -ID.버즈, 국내 출시 미정

 전동화 흐름은 승용차 뿐 아니라 상용차도 거스를 수 없는 미래 전략이다. 지난달 19일 방문한 폭스바겐그룹 내 하노버 상용차 공장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전기 MPV인 ID.버즈와 T6, T7, 그리고 픽업트럭인 아마록 등의 내연기관차를 동시에 생산 중이지만 향후엔 아우디와 벤틀리의 D-세그먼트 전기 SUV도 이곳에서 만들어져 전동화 비중이 확대될 예정이다. 두 신차 중 하나는 올해 4월 공개된 아우디 어반스피어 콘셉트가 큰 힌트가 될 것 같다.


 하노버 공장의 생산 라인은 총 48만3,000㎡의 규모로 넓다. 때문에 공장에서 마련한 밴 기반의 무개차를 타고 둘러봐야 했다. 직원들의 이동을 위해 배치한 자전거도 3,000대에 이른다. 하노버 공장은 여느 공장과 마찬가지로 철제 코일을 차체 패널로 찍어내는 프레스숍과 각 패널을 용접해 차체로 만드는 바디숍, 차체에 색을 입히는 페인트숍, 최종 조립이 이뤄지는 의장공정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AI기반의 로봇과 디지털 플래닝, 스마트워치 등을 적극 활용해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시스템으로 미래 자동차 생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공장에서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역시 전기차 생산라인이다. 아직 글로벌 출시를 하지 않은 ID.버즈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줄줄이 서 있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ID.버즈는 최근 폭스바겐이 글로벌 사전 예약에 돌입한 신차로, 5인승과 2인승 카고(밴)가 먼저 공개됐다. 벌써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폭스바겐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를 전망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이 차를 만들기 위해 최근 수년 간 800여대의 로봇을 하노버 공장에 설치했다. 일부 구역은 자동화 비중을 90%까지 끌어올리며 정밀한 조립을 가능하게 했다.


 자동화가 늘어났지만 직원들은 ID.버즈를 '아기(Baby)'라고 부르며 새 차에 애정을 듬뿍 담고 있다. 그 배경은 하노버 공장 또한 츠비카우처럼 전동화를 위한 직원들의 교육이 오랜 시간 꾸준히 이뤄진 덕분이다. 게다가 이 곳은 인력도 무려 1만4,200여명으로 츠비카우의 2배 수준이다. 고전압 배터리를 다뤄야 하는 직원들은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다. 덕분에 ID,버즈는 안전하게 생산되고 있다. 올해 하노버의 ID.버즈 생산 목표는 1만5,000대, 내년엔 13만대까지 늘어나게 된다. 

 ID.버즈의 전기모터와 구동축, 배터리 시스템 등 구동계의 상당 부분은 폭스바겐그룹 부품 사업부가 공급한다.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는 각 부품은 이 곳 주변의 카셀, 브라운슈바이크, 잘츠기터, 하노버-바르징하우젠 공장에서 만든다. 특히 전기차 구동축을 외주 생산이 아닌 그룹 내 부품 사업부가 공급하는 건 ID.버즈가 처음이다. 이밖에 하노버 공장은 1억유로(약 1,343억원)를 들여 ID.버즈의 전용 배터리 시스템을 자체 생산할 예정이다. 지금은 브라운슈바이크에서 배터리 시스템을 공급받는다. 배터리 시스템의 자체 생산이 시작될 경우 운송 비용과 시간, 탄소배출 등을 줄일 수 있어 공장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갓 공장에서 생산된 ID.버즈도 둘러봤다. 과거 폭스바겐의 원박스카인 불리(Bulli)를 닮은 ID.버즈는 예상보다 키가 크고 넓지만 길이는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다. 실제 크기는 길이 4,712㎜, 너비 1,985㎜, 높이 1,937㎜, 휠베이스 2,988㎜다. 실내 공간은 전용 전기차 플랫폼(MEB)의 장점을 극대화해 5명이 타고 여행을 가기에 넉넉해 보였다.




 ID.버즈는 2023년 휠베이스를 늘리고 3열 좌석을 추가한 7인승 버전도 등장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 5인승과 함께 한국 출시는 계획에 없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상용 MPV'로 개발한 만큼 시장을 독점한 현대차 스타리아와의 경쟁이 불가피해 시장 상황을 보다 면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용이 아닌 승용 MPV로 접근해 출시한다면 충분히 흥행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노버 공장의 전동화는 이후 폭스바겐그룹의 행보가 중대형 전기 상용차로 이어진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만큼 탄소 배출 절감 효과가 더 높기 때문이다. 가파르게 진행되는 폭스바겐 전동화의 미래 전략을 하노버 공장에서 엿본 셈이다.  

하노버=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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