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부담 줄이나..NDC '부문별 손질' 예고한 尹정부
국정과제 "NDC 준수하되, 부문별로 현실적 감축수단 마련"
꾸준한 '산업 우선' 시각..환경부 "산업계 의견수렴 충실히"
모든 부문 '타이트' 조정난항 우려..NDC 실행 순연도 문제
| ▶ 글 싣는 순서 |
| ①'8년 안에' 10기 수출…尹정부 '원전 강국' 실현 가능성은 ②방폐장 못 만들면 '자동 탈원전'…윤 정부 해법은? ③산업계 부담 줄이나…NDC '부문별 손질' 예고한 尹정부 (계속) |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만 해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40%가 지켜질지 불분명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NDC에 대해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수차례 수정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겠다는 목표치 설정이 과도한데다,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계 등과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대선 이후 '40% 준수'로 입장을 바꿨다. 후보 시절 내뱉은 공약 때문에 국제사회에서의 약속을 깨긴 어려웠던 것이다. 대신 정부는 하위 부문별 달성방안의 수정과 감축방안 현실화를 국정과제로 내걸고, 어쨌든 기존 NDC를 손질하기로 했다.
"부문별 현실적 감축수단 마련…달성방안 수정"

NDC 수정과 관련한 내용은 현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중 86번째 항목 '과학적인 탄소중립 이행방안 마련으로 녹색경제 전환'에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2030 NDC는 준수하되, 부문별로 현실적 감축수단을 마련하여 법정 국가계획에 반영(~'23.3월)"이라며 내년 3월까지 수정을 목표로 했다.
부문별 온실가스 감축량 조정은 21번째 국정과제인 '에너지안보 확립과 에너지 신산업·신시장 진출'에도 "에너지·산업·수송 부문 NDC 달성방안을 수정한다"는 표현으로 강조돼 있다.
UN에 제출된 NDC 40%를 수정하기는 어렵다. UN이 기존 NDC가 26.3%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등 194개국을 압박해 '더 강화된 NDC'를 일일이 다시 받아낸 마당에, 한국만 열외 될 방법은 없다. 부문별 수정 방침에는 이같은 현실인식이 깔린 셈이다.
우리나라가 UN에 제출한 NDC는 2018년 727.6Mt(이산화탄소 환산치)이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 436.6Mt으로 낮춘다는 것이다. 부문별로 따지면 △에너지전환(발전·정유 등) 44.4%(269.6→149.9Mt) △산업 14.5%(260.5→222.6Mt) △수송 37.8%(98.1→61.0Mt) 등으로 각각 감축한다.

산업 우선주의, 규제완화…산업 감축량 완화되나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신문사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계와의 논의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NDC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취임 후에는 "교육부의 첫 번째 의무는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재 공급"이라며 교육관에서까지 '산업 중시' 입장을 드러냈다.
탄소중립 정책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장관을 임명할 때도 "규제 일변도의 환경정책에서 벗어나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환경정책을 설계할 적임자"를 내정했다며, 산업계의 염원인 규제완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14.5%로 상향되기 전 NDC 부문별 감축목표가 6.4%였던 산업계는 현행 NDC에 부담을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 NDC가 발표되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산업 부문 감축목표가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며 "충분한 의견수렴과 분석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즉각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현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꾸준히 '실현 가능성'을 내세웠다. 최근에도 주무부처는 국회 행사에서 "부문별 감축목표 및 대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산업계 의견수렴을 충실히 하겠다"(류제철 환경부 차관)고 강조했다.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쉬운 방법은 목표치를 낮추는 것이다.
이미 '타이트'한 부문별 목표…NDC 실행도 순연

산업 부문을 완화해주면, 줄여준 감축목표량을 다른 부문에 전가해야 한다. 산업계가 6.4%로 회귀하고 새로 생길 감축목표 21Mt을 특정 부문에 전량 떠넘긴다면, 전환 부문은 7.9%p(44.4%→52.3%) 수송 부문은 21.6%p(37.8%→59.4%) 각각 할당이 급증한다. 골고루 재배분하더라도 형평성 시비가 있을 수 있다.
산업 부문에 부여된 14.5% 감축목표가 과연 과도한가에 의문도 제기된다. 전환(44.4%)이나 수송(37.8%) 등 다른 부문에 현격히 못미치기 때문이다. 직접 비교에 제한은 있으나, '2013년 대비 46% 감축'을 내세운 일본의 NDC는 산업 부문 감축목표(에너지 연관 CO2)가 37.6%나 된다.
애당초 각 부문의 감축목표가 '타이트해서' 조정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40%라는 목표치를 제시하기 위해 수소환원제철, 포집·활용·저장(CCUS), 그린수소, 바이오나프타 등 상용화 안된 기술과 자급 어려운 원료까지 상정하는 식으로 이미 최대한의 융통성을 반영한 상태라는 것이다.
NDC 수립 과정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각 부문이 많은 논의를 거쳐 도출한 만큼, 더 실현 가능성이 높은 새 방안이 나오기 쉽지 않다"며 "새 논의를 이끌 담당자들 운신의 폭은 좁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부문별 조정 탓에 NDC의 이행마저 지체되는 문제도 지적된다. NDC 시한인 2030년까지는 8년 남았지만, 110대 국정과제에 적힌 대로 법정 국가계획을 내년 3월에 내놓는다면 1년 손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정권교체 전 환경부는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전략안·기본계획안을 올 3월까지 수립해 6월까지 확정할 계획이었다.
이유진 탄소중립위원회 기후변화 분과위 간사는 "윤석열 정부의 현실적 감축수단 마련 방안은 '실행 가능하도록 책임지겠다'는 긍정적 신호로도 읽힌다"며 "그런데 현 정부는 달성시한 8년 중 전반기 5년간 NDC 실행 실적을 내야 하는 정부다. 제한된 시간을 계획 수정에 천착하다가는 성과 도출에 빠듯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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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관순 기자 ksj081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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