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길어진다" 공포에 뉴욕증시 '털썩'..나스닥 3.5%↓ [데일리 국제금융시장]

김경훈 기자 2022. 6. 1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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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소비자 물가가 40여년만에 최대폭으로 치솟았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급속하게 위축되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가파르게 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을 억눌렀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80.00포인트(2.73%) 내린 3만1392.79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6.96포인트(2.91%) 떨어진 3900.8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4.20포인트(3.52%) 급락한 1만1340.02에 각각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를 보면 S&P 500 지수가 이틀 연속 2% 넘게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2020년 3월22∼23일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미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지난달 말부터 다소 반등의 움직임을 보였던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번 주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CNBC방송에 따르면 주간 기준으로 다우 지수는 4.6%, S&P 500 지수는 5.1%, 나스닥 지수는 5.6% 각각 떨어졌다. 특히 다우 지수는 최근 11주 가운데 10번째 주간 하락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주목했다.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찍었을 수 있다는 기대감은 1981년 이후 최고 수준의 물가 데이터에 무너졌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6.36% 상승한 27.75를 찍었다.

이에 대해 RBC 캐피탈마켓의 로리 칼바시나 미국주식전략 헤드는 "투자자들이 이번주 들어왔던 공포 중 일부를 직접 확인한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각심이 주식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소비심리도 크게 흔들렸다. 이날 나온 6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는 50.2로 5월의 58.4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59(월스트리트저널 기준)를 크게 하회한 수치로 지난 1980년 불황 당시 저점과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달 CPI 수치는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더욱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통화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을 실었다. 5월에 이어 6월과 7월까지 3연속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예고한 연준이 오는 9월에는 잠시 금리인상을 쉬어갈 수도 있다는 희망섞인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시사한 이번 CPI 수치로 9월 이후에도 빅스텝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주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까지 밟을 수 있다는 예상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날 2.815%에서 하루 만에 3% 선을 돌파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날 증시에서 금리에 부담을 느끼는 기술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6.0%, 아마존은 5.6%, 마이크로소프트(MS)는 4.5% 각각 급락했고, '대장주' 애플도 3.9% 미끄러졌다.

뿐만 아니라 물가 급등으로 인한 향후 소비 지출 감소 가능성과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맞물려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증시를 짓눌렀다. 이날 발표된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침체 우려에 은행주, 경기민감주, 소비주 등도 모두 하락했다. 웰스파고는 6.1% 급락세를 보였고, 보잉도 5.1%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7월 인도분은 배럴당 1.02달러(0.84%) 내린 120.4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8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오후 10시39분 기준 배럴당 1.14달러(0.93%) 내린 121.93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22.40달러(1.21%) 오른 1875.2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강세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94% 오른 104.19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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