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살인이 '데이트 폭력'?..유족에게 피소당한 이재명 의원 첫 재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조카가 연루된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고 표현해 큰 고통을 받았다며, 해당 사건 피해자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의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오늘(9일) 열린 재판에 피고인 이 의원은 물론 대리인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민사 재판에서 당사자는 반드시 출석해야 할 의무가 없지만 대리인조차 출석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입니다.

오늘 오후 3시 반, 서울 중앙지법 민사28단독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원고 측 대리인 이병철 변호사는 "피고가 원고의 일가족 연쇄 살인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표현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게 원고 청구의 핵심"이라며 "피고가 민주당 대선 후보일 당시 자칭 인권변호사라고 수차례 주장해왔는데, 과연 인권 변호사로서 합당한 변론을 했는지 입증하기 위해 당시 변론 요지서를 제출받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06년 이 의원은 교제하던 여성과 그 여성의 어머니를 살해한 조카 김 모 씨의 사건을 변호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조카 살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사과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과정에서 사용한 표현이 문제가 됐습니다.

사건을 맡게 된 경위를 설명하며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썼는데,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고 지칭한 겁니다.

지난해 12월 유족 측은 이 의원이 일가족 연쇄 살인 행위를 데이트 폭력이라고 표현해 큰 고통을 받았다며 1억 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의원 측 대리인은 그제 재판부에 제출한 준비 서면에서 "피고의 사려깊지 못한 표현에 대해 원고에게 사과를 드린다"며 "다만 특정 사건을 축약적으로 지칭하다보니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됐고 이 표현에는 명예훼손을 구성하는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담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재판의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8월 11일 오후 2시로 잡혔습니다.

(취재 : 박찬근 / 영상취재 : 조창현 / 편집 : 한만길 / 제작 : D콘텐츠기획부)

박찬근 기자geu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