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S] '이복현 금감원'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전슬기 2022. 6. 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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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검찰 출신 금융감독원장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이복현 금감원장 체제는 금융사건에 대한 검사·조사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권은 금감원이 검사·조사를 통한 제재 역할만 있다고 보는 것 같은데, 최근 세계적인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는 금감원의 사전 리스크 관리 기능이 훨씬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 체제의 금융사건 조사 강화 전망에 시장, 학계 등에서는 여러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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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사상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
금융사건 검사·조사 강화될 듯
사전 리스크 관리 소홀 우려
금융위-금감원 관계도 주목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이 8일 여의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첫 검찰 출신 금융감독원장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이복현 금감원장 체제는 금융사건에 대한 검사·조사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퍼펙트 스톰’(복합 경제위기) 경고가 나오는 상황에서 더욱 강화돼야 하는 금감원의 건전성 관리 등 사전 감독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감원은 금융기관에 대해 업무·재산 상황 검사, 회계감리, 증권 불공정거래 조사 등을 실시하는 감독 집행 기관이다. 사전 감독으로 미리 위험을 예방하고, 사건 발생 시 조사 및 검사를 통해 사후 제재를 한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이복현 새 금감원장이 특수통 검사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검사·조사 기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금감원의 금융사고 대응이 미흡하다는 인식 아래 이 원장을 발탁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몇 년 새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사모펀드 사기 사건이 잇달아 터졌으며 올해 들어서는 은행권 횡령 사태도 발생했다.

하지만 금감원을 단순히 사정기관으로만 보는 건 우려스럽다. 금감원은 각 금융기관의 손실흡수 능력 등 건전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면서 사전에 위험을 막는 중요한 역할도 가지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은 금리가 오르고 자산가격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1800조원까지 불어난 가계부채와 한계기업들의 부채가 위험해지고 있다. 금감원의 기능이 자칫 특정 금융사건들에 대한 제재에만 쏠릴 경우 전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사전 위험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 금감원장이 취임 직후 ‘부동산 그림자 금융’(은행시스템 밖 자금 중개) 등 금융기관 건전성을 점검하겠다고 나섰지만 관련 분야에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권은 금감원이 검사·조사를 통한 제재 역할만 있다고 보는 것 같은데, 최근 세계적인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는 금감원의 사전 리스크 관리 기능이 훨씬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금감원의 금융기관에 대한 사전 검사 기능이 오남용될 우려 역시 상존한다.

금감원과 금융위원회의 관계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 사태가 발생한 근본적 배경에는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의 충돌이 있다고 분석해왔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감독을 주관하면서 예산과 업무수행도 지도하고 있어, 금융위가 추진한 규제완화 등의 금융정책을 금감원이 견제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현 정부에서 힘이 있는 이 원장이 이전 원장들보다는 금융위 정책에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원장이 시장 불공정 행위에 관심이 많은 만큼 관련 금융정책에 대해 금융위와 의견을 조율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 체제의 금융사건 조사 강화 전망에 시장, 학계 등에서는 여러 반응이 나온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사정정국’이 올 것이라는 긴장감이 팽배하다. 다른 한편에서는 만연한 시장 불공정 행위를 이렇게라도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갈수록 금융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는 부분은 검사·조사의 강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이 금감원장 취임으로 감독 기구 역할을 강화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모피아(재정·금융 관료+마피아)나 대통령 선거 캠프 인사가 금감원장이 되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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