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케미칼-日미쓰비시, 43년만에 합작지분 축소

박윤구 2022. 6. 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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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애경 지분 일부 매각
"그룹 정책 변화로 1년전 양해"
1차 오일쇼크때 원료공급 인연
일본 미쓰비시가스화학이 43년 만에 애경케미칼 지분 매각에 나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쓰비시는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공장 불이 꺼지기 일보 직전까지 갔던 애경케미칼을 구원하며 동반자 관계를 맺어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가스화학은 지난달 노무라증권을 통해 애경케미칼 주식 30만주(지분율 0.61%)를 19차례에 걸쳐 장내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29억여 원이다. 이에 따라 애경케미칼의 2대 주주인 미쓰비시가스화학의 보유 지분은 257만400주(5.28%)에서 227만400주(4.67%)로 줄었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일본 미쓰비시그룹이 1년 전부터 해외 투자회사 지분을 줄이라는 정책을 세웠다"며 "미쓰비시가스화학과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했지만 추가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쓰비시가스화학은 연 매출 5조원 규모의 화학회사로 메탄올과 암모니아 등 화학물질과 플라스틱, 인쇄회로기판용 소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오일쇼크 당시 원료공급이 끊겨 막다른 길에 내몰린 삼경화성(현 애경케미칼)을 지원한 인연이 있다.

미쓰비시가스화학은 1979년 다이니폰잉크화학(DIC), 이토추상사와 함께 삼경화성에 지분 50%를 투자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경화성은 성장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원자재 공급망 구축과 기술협력 등을 끌어낼 수 있었다. 이토추상사와 DIC가 2013년과 2019년 순차적으로 지분을 매각하고 지분합작 관계를 청산한 것과 달리 미쓰비시가스화학은 40년 넘게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과거 한 언론사에 기고한 글을 통해 "외환위기 당시 일본 측 협력사에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줄 테니 무엇이 필요한지 말해보라며 발 벗고 나서 줬다"며 "외상으로 원료를 공급해줬을 뿐만 아니라 원료 대금으로 외화 대신 우리 제품을 받는 등 물물교환을 해줬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각별한 인연이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지 주목하고 있다. 애경케미칼 측에서는 미쓰비시가스화학이 여전히 주요 주주이고, 앞으로도 파트너사로서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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