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케미칼-日미쓰비시, 43년만에 합작지분 축소
"그룹 정책 변화로 1년전 양해"
1차 오일쇼크때 원료공급 인연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가스화학은 지난달 노무라증권을 통해 애경케미칼 주식 30만주(지분율 0.61%)를 19차례에 걸쳐 장내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29억여 원이다. 이에 따라 애경케미칼의 2대 주주인 미쓰비시가스화학의 보유 지분은 257만400주(5.28%)에서 227만400주(4.67%)로 줄었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일본 미쓰비시그룹이 1년 전부터 해외 투자회사 지분을 줄이라는 정책을 세웠다"며 "미쓰비시가스화학과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했지만 추가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쓰비시가스화학은 연 매출 5조원 규모의 화학회사로 메탄올과 암모니아 등 화학물질과 플라스틱, 인쇄회로기판용 소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오일쇼크 당시 원료공급이 끊겨 막다른 길에 내몰린 삼경화성(현 애경케미칼)을 지원한 인연이 있다.
미쓰비시가스화학은 1979년 다이니폰잉크화학(DIC), 이토추상사와 함께 삼경화성에 지분 50%를 투자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경화성은 성장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원자재 공급망 구축과 기술협력 등을 끌어낼 수 있었다. 이토추상사와 DIC가 2013년과 2019년 순차적으로 지분을 매각하고 지분합작 관계를 청산한 것과 달리 미쓰비시가스화학은 40년 넘게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과거 한 언론사에 기고한 글을 통해 "외환위기 당시 일본 측 협력사에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줄 테니 무엇이 필요한지 말해보라며 발 벗고 나서 줬다"며 "외상으로 원료를 공급해줬을 뿐만 아니라 원료 대금으로 외화 대신 우리 제품을 받는 등 물물교환을 해줬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각별한 인연이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지 주목하고 있다. 애경케미칼 측에서는 미쓰비시가스화학이 여전히 주요 주주이고, 앞으로도 파트너사로서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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