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폭탄·대자보 테러..민주당 흔드는 '개딸'에 이재명 입 열었다

이정현 기자 2022. 6. 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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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들머리에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이 보내온 화환들이 놓여있다. (공동취재) 2022.6.6/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늪에 빠졌다. 개딸은 이재명 민주당 의원을 지지하는 모임으로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개딸은 이 의원과 결을 달리하는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거나 특정 인물을 지지하도록 요구하는 등 계파갈등에 불을 붙이고 있다.

친문 홍영표 "강성 지지자들 사실에 기초하지 않아…당이 적극 대처해야"

친문(친 문재인)계 수장격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9일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정치가 국민과 함께 하는 것이고 우리 당이나 당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지는 적극적인 지지자들이 우리 당을 만들어가는 큰 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소위 강성 지지자들 또 팬덤 이분들은 일단 사실에 기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누군가 잘못된 사실과 의도적인 좌표 찍기 이런 것을 통해서 공격을 하는데 제 사무실을 이번에 대자보로 도배를 하고 그 전부터 문자를 너무나 많이 받았다"며 "정말 인신공격 정도가 아니고 거의 협박을 하는데 일일이 대응할 수도 없고 우리 당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우리 강성 지지자들이 당의 동력이 아니라 이대로 방치하게 되면 미국의 공화당이 의회에서 패배하고 그걸 인정하지 않고 의회를 점령한 것처럼 우리 민주당이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겠냐"며 "이 문제에 대해서도 당 차원에서 적극 대처를 해야 할 시기에 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최근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했다가 대자보 테러를 당했다. 일부 지지자들이 홍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출입구에 약 3m 길이의 대자보를 붙인 것이다. 대자보에는 '치매가 아닌지 걱정된다' '중증애정결핍 증상이 심한 것 같다' 등의 문구가 적혔다. 대자보는 개딸이 부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6·1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든 친문재인계(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홍 의원을 비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에 따르면 3m 길이의 대자보에 "치매가 아닌지 걱정된다"는 내용과 함께 치매센터 번호가 쓰여있는 등 홍 의원을 조롱하는 글이 적혀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2022.06.07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명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매일 새글 3000여개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모임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출발한다. 노사모는 노 전 대통령 당선 이후 해산했는데 고인이 사망하자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문파'로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문파는 문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했고 이 의원의 '개딸'로 넘어오면서 방식은 더욱 과격해졌다.

대표적인 이 의원 팬카페로 알려진 '재명이네 마을' 카페에는 하루 평균 3000~4000건의 게시글이 올라온다. 게시글의 성격은 이 의원의 동정과 기사 팩트체크, 각종 정보들이 주를 이룬다. 카페는 철저하게 등급제로 운영되는데 게시물을 열람할 수 있는 마을주민 등급이 되려면 일정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가입인사에서는 '이 의원을 지지하는 이유 3가지'를 받는다.

(인천=뉴스1) 조태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0일 인천 계양구 계산3동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한 지지자의 사진 요청에 응하고 있다. 2022.5.20/뉴스1

친명계 "권리당원 투표 비중 높여야"…지도부는 '신중'

민주당 내에서는 강성 지지층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갈등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선 이후 당내 주요 세력으로 급부상한 친명(친 이재명)계는 벌써부터 전대 룰(rule) 변경을 주장하고 나섰다. 전대 선거에서 권리당원 투표 결과 반영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이 의원이 출마할 경우 당선에 유리한 구조를 조성하려는 포석이다.

이에 지도부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민주당 혁신 비대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된 우상호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전대 룰을 변경하려면 조건이 있다. 전대에 출마할 선수들이 합의를 하던가 아니면 당내 구성원의 60~70% 이상이 동의하는 내용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어떤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고 항상 우리 당이 해왔던 기준"이라며 "전대 룰은 유불리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유불리와 무관한 분들 다수가 동의하는 내용이면 몰라도 누가 원한다고 변경하고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하고 이렇게 한 적은 지난 20몇 년 동안 없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전날(8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대 룰 변경과 관련해 "민주 정당에서 당연히 있을 수 있다"며 "특정 주자의 유불리 문제로 따지면 문제가 더 커진다. 민주당 쇄신을 위한 어떤 리더십을 세우기 위해 어떤 룰이 보완될 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당연한 절차 과정"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임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소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07.

이재명 "네거티브 방식 효율적이지 못해…반감만 더 키워"

한편 전대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으로 인한 내부 균열이 발생하자 이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대선 직후 이재명의 동료들이 보여준 권리당원 입당, 좋은 정치인 후원, 문자폭탄 아닌 격려하기, '할 수 있다'는 격려 공감 포지티브 운동, 댓글 정화 등은 새로운 정치문화로 각광받았다"며 "그런데 사실에 기초한 토론과 비판, 설득을 넘어 '이재명 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주의는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동의와 지지를 확대해 가는 과정이라는 면에서 네거티브 방식은 효율적이지도 못하다"며 "입장이 다르면 존중하고 문제점은 정중하게 합리적으로 지적하며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공감을 확대할 것이다.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운다"고 했다.

이어 "국민은 지지자들을 통해 정치인을 본다"며 "이재명의 동료들은 이재명다움을 더 많은 영역에서 더욱 더 많이 보여주시면 좋겠다. 민주당의 권리당원을 한명이라도 더 늘리고 민주당의 가치를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리는 것이 여러분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는 더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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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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