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친구 피를 내 몸에 발랐어요" 미 총기테러 생존자 증언

이본영 2022. 6. 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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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다시 올 거라고 생각해서 제 몸에 피를 발랐어요."

친구 19명과 선생님 2명이 목숨을 빼앗긴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초등학교 총기 난사 현장에 있던 미아 세릴로(11)는 살육이 벌어진 교실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증언했다.

아버지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증언에서 세릴로는 더는 학교가 안전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반응하면서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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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난사 생존자 증언
"죽은 척하려그런 일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
하원, 증언 직후 총기 규제 강화법 통과
필리버스터 버티는 상원 통과 전망 희박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생존자인 미아 세릴로의 아버지 미겔 세릴로가 8일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그 사람이 다시 올 거라고 생각해서 제 몸에 피를 발랐어요.”

친구 19명과 선생님 2명이 목숨을 빼앗긴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초등학교 총기 난사 현장에 있던 미아 세릴로(11)는 살육이 벌어진 교실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증언했다. 세릴로는 8일(현지시각) 총기 규제 법안 표결을 앞두고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 녹화 영상으로 끔찍했던 순간을 전했다.

세릴로는 지난달 24일 총격범이 교실에 난입했을 때 한 선생님이 숨을 곳을 찾다 머리에 총을 맞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교실 두 개가 연결된 공간에서 총격범이 다른 쪽으로 이동하자 “그저 조용히 있어야” 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옆의 친구가 흘린 피를 “몸 전체에 바르고” 죽은 체를 했다. 세릴로는 쓰러진 선생님의 휴대폰으로 총격범 눈을 피해가면서 경찰에 구조 요청을 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증언에서 세릴로는 더는 학교가 안전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반응하면서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이를 다시 볼 수 없는 부모도 동영상 증언으로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증인석에 앉은 세릴로의 아버지 미겔은 사건의 충격으로 “그 아이는 나와 함께 놀던 아이가 아니게 됐다”고 말했다. 숨진 아이들이 안치된 병원으로 달려갔던 의사 로이 게레로는 아이들 몸이 크게 부서져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는 몸에 아직도 붙어 있는 피에 물들고 만화가 그려진 옷뿐이었다”고 말했다. 유밸디 사건 열흘 전 흑인 10명이 숨진 뉴욕주 버펄로 총격 사건 피해자 가족도 증언했다. 일부 의원들은 증언을 들으며 눈물을 쏟았다.

증언 뒤 하원은 반자동 소총 구매 가능 연령을 현행 18살에서 21살로 올리고, 15발 넘는 탄환이 들어가는 탄창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찬성 223표 대 반대 203표로 통과시켰다. 대체로 민주당 의원들은 찬성, 공화당 쪽은 반대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이런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상원 100석 중 50석을 차지한 공화당이 민주당에 동조해 법안 진행을 위해 필요한 필리버스터 우회 가능 정족수 60석을 만들어줄 가능성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추진 법안에 대한 공화당의 부정적 반응은 이날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에서도 표출됐다. 총기 판매점을 소유한 공화당의 앤드루 클라이드 의원은 자신의 군 복무 경험을 들며 “어려운 표적일수록 적의 공격을 덜 받게 된다”고 말했다. 교직원들을 무장시켜 학교를 까다로운 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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