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폭탄은 양념'이라던 親文.. 개딸에 당하자 "폭력적"
과거 친문이 하던 문자폭탄 공격 '이재명도 똑같이 옹호·방조' 지적
이원욱 "수박과 찢을 부르짖는 정치 훌리건과는 거리를 둬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8일 이른바 ‘개딸(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과 대자보 공세에 대해 “상당히 조직적”이라면서 배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친문계인 홍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와 관련,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한 이후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홍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치매냐”고 비난하는 3m 길이의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홍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문자 폭탄을 포함해 여러 가지 공격을 받고 있다. 점점 강도가 세지고 있다”며 “갈수록 폭력적이어서 참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 1000~2000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있고, 직접 찾아와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배후가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있다고 본다”면서 “주요한 정치적 상황, 특히 당내에서 정치적인 결정을 해야 될 때는 어김없이 그런 것들이 오고 있다. 좌표를 찍는 과정이 있고, 컨트롤타워에서 좌표를 찍으면 요즘에는 문자도 그래픽으로 만들어서 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형태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민주당 의원들 대부분은 ‘스팸 차단’ 기능을 활용해 ‘이재명’ ‘박지현’ 등의 키워드를 설정해 놓고 문자폭탄을 방어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일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한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극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은 ‘개딸’ 문화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도 문자 폭탄 세례를 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이를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이라고 했다. 사실상 문자 폭탄을 옹호·방치한 것이다. 이재명 의원은 최근 들어 문자 폭탄 등 과격한 정치적 의사 표명에 대해 이렇다 할 언급을 한 적은 없다. 하지만 과거 ‘손가혁(손가락혁명군)’이라 불린 이 의원 팬클럽도 비슷한 방식으로 인터넷상 여론 만들기를 해왔다는 점에서, 이 의원도 이를 옹호·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당시 손가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기사에 댓글 달기’ ‘공감 누르기’ 등을 요청하기도 했었다. 중립 성향의 한 수도권 의원은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훌리건·팬덤 문화는 친문이나 친명이나 다를 바 없다”면서 “친문계 의원들은 이번에 자신들이 당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이번 ‘개딸’의 핵심 세력은 과거 손가혁이 중심이 됐다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은 열성 지지자들과 잠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면서 “혐오 발언인 ‘수박’과 ‘찢’을 부르짖는 정치 훌리건과는 거리를 둬야 한다”고 썼다. ‘수박’은 이재명 의원 지지층이 이 의원을 비판하는 민주당 인사를 겨냥해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다. ‘찢’은 ‘형수 욕설’ 논란에 휩싸였던 이 의원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이 의원은 이어 “미국을 떠나며 팬클럽과 만나고 연일 메시지를 내는 이낙연 전 대표, 국회 앞 즐비한 화환과 자신을 비판하는 정치인에게 달려들어 낙인을 찍는 지지자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는 이재명 의원 모두 지지자들과 비장하게 거리를 두라”고 했다. 범친문과 친명 진영 모두 강성 팬덤정치에 휘둘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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