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플레 자극하는 '문재인표 외식·숙박 쿠폰' 예산사업에서 배제

윤희훈 기자 2022. 6. 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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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를 기록하는 등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가 '외식쿠폰' '숙박쿠폰' 등 가수요를 자극해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소비진작 사업에 대해 전면 검토한다.

기획재정부 고위 당국자는 8일 "외식·숙박 쿠폰 등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사태 완화로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쿠폰 발행이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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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당국자 "쿠폰 발행, 물가 자극 우려"
소비쿠폰 예산 집행률도 저조..지출 구조조정 가능성도
전문가들도 "소비쿠폰, 인플레 시기 맞지 않는 정책"
5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5.4% 오르면서 약 14년여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 /뉴스1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를 기록하는 등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가 ‘외식쿠폰’ ‘숙박쿠폰’ 등 가수요를 자극해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소비진작 사업에 대해 전면 검토한다.

‘저성장’보다 ‘고물가’를 잡는 게 더 시급한 상황에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쿠폰 지급 등 내수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편성했던 사업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소비자 물가 안정에 효과가 있는 ‘농수축산물 할인쿠폰’은 예외로 둘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당국자는 8일 “외식·숙박 쿠폰 등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사태 완화로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쿠폰 발행이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예산에 편성된 관련 사업 예산은 당초 계획대로 집행하되,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상당 부분 감액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예산의 집행률도 저조해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재부에 따르면 2021년도 예산에 418억원이 반영된 숙박쿠폰 예산 중 절반을 초과하는 237억원이 집행이 안 돼 올해 예산으로 이월된 상태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야당을 중심으로 숙박업계와 공연업계의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쿠폰 추가 발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손실지원금으로 피해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했다”면서 “지난해 쿠폰 관련 예산이 집행률이 저조해 상당하 규모가 이월된 만큼 지출구조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 쿠폰은 문재인정부의 대표적인 내수 활성화 사업 중 하나다. 앞서 문재인정부는 ‘2021년 예산’에 ‘농수산물쿠폰’ 1220억원, ‘외식쿠폰’ 670억원, ‘숙박쿠폰’ 430억원, ‘체육쿠폰’ 180억원 등 2500억원 규모의 4대 쿠폰을 신규 발행해 민간 소비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8대 주요 분야 소비 쿠폰 발행 세부 계획.

정부 재정을 투입해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지만 소비 쿠폰의 효과는 미미했다. 소비쿠폰을 통한 매출 증대 정책은 기존 소비를 쿠폰이 대체해 소비 진작 효과가 적었던 것이다. 국민들의 관심도 낮아 집행율이 저조해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차기년도 예산으로 이월되기도 했다.

오히려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역효과만 부각됐다. 할인쿠폰 발행으로 수요가 증가하자 외식·숙박업종 공급자가 가격을 올려버린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초 1박에 10만원 하던 호텔방의 가격이 2만원 할인쿠폰 발행 이후 12만원으로 인상되는 경우가 있기도 했다”면서 “물가 안정이 시급한 지금에 부합하는 정책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정부 재정으로 발행하는 쿠폰의 이용자가 한정되고 특정층이 수혜를 독차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농축수산물할인쿠폰에 대한 평가는 다른 쿠폰과 온도차가 있다. 농축수산물의 가격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이 되는데, 할인쿠폰 발행으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주는 효과도 있어 물가 안정 정책의 일환으로 유용하다는 게 기재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고물가 시기 소비쿠폰 발행은 오히려 물가를 자극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정리가 필요했다”며 “소비쿠폰뿐만 아니라 현재 재정지출 중에서 유동성을 풀어주는 정책에 대해선 상당 부분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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