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잘 수용"..국민생활 '역린' 건드린 日銀 총재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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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원재료 가격 상승, 유례없는 엔저 등에 따라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일본 가계가 물가상승을 잘 받아들이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8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는 지난 6일 도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가계의 가격상승 허용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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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는 지난 6일 도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가계의 가격상승 허용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가설”이라고 전제를 달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행동제한에 따라 생긴 ‘강제저축’이 가계의 가격상승 허용도 개선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열린 참의원예산위원회에서는 “슈퍼에 가서 물건을 사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내가 한다”며 물가상승을 체감할 일이 별로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장 “물정 모르는 소리”, “국민 인식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라는 비난이 정치권, 국민들 사이에서 빗발쳤고, 내각에서조차 비판이 제기됐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실감이 없는 이야기가 아닌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최근 맥주, 라면, 스시 등 생활에 밀접한 상품의 가격이 줄줄이 올랐거나 인상을 예고했다. 총무성이 지난달 발표한 4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2.1%를 기록, 2015년 3월(2.2%)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를 반영한 같은달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대비 1.2% 떨어졌다.
구로다 총재는 거센 비난에 전날 참의원재정금융위원회에 참석해 “임금상승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취지에서 한 말이었다”며 “적절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아사히신문은 “구로다 총재는 사과를 했지만 물가 대응은 (다음달 예정인) 참의원 선거의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어 발언의 여파는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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