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주중대사 임명에 "대중관계 중시" 기대감과 "역할 지켜봐야" 신중론 교차
중국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이 윤석열 정부 첫 주중 대사 임명에 대해 “새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향후 한·중 관계와 신임 대사의 역할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8일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주중 대사 임명 소식을 전하며 “신임 대사는 중국에서 일하고 공부해 중국어에 능통하며 미·중 관계를 연구해 온 중국 정치·경제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또 홍콩과기대 교수와 서울대 중국연구소장 등을 지낸 정 내정자의 이력을 자세히 언급하며 “재임 기간 중·한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그를 신임 주중 대사로 임명한 것은 새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에 얼마나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도 비슷한 평가를 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정 내정자는 중국 문제와 국제 관계에 전문성이 있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며 보다 합리적이고 자주적인 사고를 갖고 중·한 관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반도 전문가도 “정 내정자는 중·한 학계에서 ‘저명 인사’에 속한다”며 “중국의 많은 전문가들과 교류하고 접촉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일정한 이해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은 향후 한·중 관계에 대한 우려와 정 내정자에 대한 일정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의 내부 정치와 해외로부터의 압력이 외교관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노리개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 향후 중·한 관계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뤼 연구원은 “윤 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국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한 것이 우려를 낳고 있는데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경제뿐 아니라 국제 정치와 외교 문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새 대사가 중국에 대한 악의적이고 근거없는 비방에 속지 않고 진짜 중국을 한국과 세계에 알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특히 정 내정자가 대북 강경론자이자 중국에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한국 언론의 평가에 주목했다. 환구시보는 “정 내정자는 미국에서 양성된 중국 문제 전문가”라며 그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10여년간 한국 정부가 중국을 두려워하는 공중증의 상태는 매우 악화됐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학술 연구와 외교 업무는 명확히 구별되며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중·한 관계는 많은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정 내정자가 취임 후 특기를 발휘해 중·한 관계를 한층 공고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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