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나를 굴려..가수 아이유-배우 이지은, 헷갈려 이름 정리 고민"[박스S②]

김현록 기자 2022. 6. 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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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지은(아이유). 제공|EDAM엔터테인먼트

-인터뷰①에 이어서 계속-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나의 아저씨'를 보고 팬이 됐다고 했는데.

"그에 대한 부담은 많지 않았다. 그것 말고도 너무 많은 부담이 있었다. 거기까지 인지하고 갈 정신이 없었다. 고레에다 감독님과 첫 상업 영화를 하는데 상대가 송강호 선배님, 강동원 선배님, 배두나 선배님…. 그 외의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세 배우들과 작업은 어땠나.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평소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다. 첫 영화 현장에서 이 정도 한국영화 대표 선배님들과 촬영을 하는데 그 분들이 이렇게 좋은 분일 확률이 얼마나 될까 생각을 했다.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세분 각각 한시간씩 좋았던 일과 장점을 말할 수 있을 정도다."

▲ 영화 '브로커' 스틸. 제공|CJ ENM

-강동원은 '아이유는 배두나 이주영과 놀고 아저씨는 아저씨끼리 놀았다'고 하더라.

"강동원 선배 송강호 선배님보다는 두나 선배, 주영 선배와 기억을 주로 보냈다. 두나 선배는 배려심이 너무 많으신데 티를 안 내고 배려하는 데 누구보다 도가 트신 것 같다. 유심히 봐야 알게 된다. 지나고 보니 선배님이 나에게 해주신 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배려였다. 제 시야에 안 걸리는 곳에서 모니터를 많이 해주셨다. 선배님이 계시면 떨리거나 부담이 될 수 있으니까. 지나고보니 거의 항상 현장에 계시며 모니터를 해주셨다.

칸에도 함께 못 가고 아쉬움이 남아서 문자로 '아쉬웠다, 감사했다, 선배님 덕분에 더 확신을 가지고 이 영화를 하게 됐다'고 문자를 보냈다. 보여드려도 믿지 않을 분량의 답장이 왔다. 그걸 보고 울었다. 그 안에 있는 내용이 정말 진심이고 다 너무 솔직하고 저에게는 힘이 될만한 말들이어서 그 문자를 계속 읽으며 울었다. 정말 감사하고 진짜 존경한다. 다른 분들을 대할 때 태도도 그렇고, 나는 저 나이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앞으로도 계속 꺼내볼 것 같다. 어제도 읽었다. 그 문자는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렇다면 송강호와는 어땠나.

"제가 항상 긴장을 많이 해 있었다. 칸에 다녀오면서 오히려 두 분과 친해졌다. 송강호 선배님은 칸에서 두번 정도 길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영화라는 게 결국엔 모두가 잘하지 않고는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결국에는 모두가 제 역할을 했으니까 칸에 온 거고 상도 받을 수 있었던 것이고 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이 정말 인상깊었다.

사실 선배님 개인 수상이니까 선배님이 가져가시는 게 맞는데 그 공을 공평하게 돌리려고 하는 모습에 '워낙 상을 많이 받으셔서 그런건가' 저 같은 사람 마인드로선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했다. 참여한 사람으로서는 감사했다. 저와 주영 언니에게는 너희가 꼭 올거다. 그때 더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답사 왔다고 생각하고 즐기라는 이야기를 시시때떄로 계속 해주시고 배려해 주셨다. '우리 이쁨받나봐' 했다."

-그리고 강동원은?

강동원 선배님과 개인적 이야기는 제일 못했다. 제가 이렇게 감사하는지는 본인도 모르실 것도 같다. 기회가 없어서.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이렇게 선한 기운을 내뿜는 어른이! 그랬다. 대부분 선하셨지만 강동원 선배님 기운은 너무 귀했던 것 같다. 아이들을 모두 챙기셔야 했다. 진짜진짜 힘드셨을 것이다. 그런데 끝까지 챙기셨다. 제 마지막 장면은 혼자 나와서 아무도 오실 필요가 없었는데 강동원 선배님이 혼자 와주셨다. 오신 줄도 모르게 보고 계시더라. 아역 배우 마지막 촬영장에도 다 가신 걸로 알고 있다. 선물도 사가시고. 동수란 역할이 강동원 선배님이 아니었으면 내가 몰입할 수 있었을까 했을 정도다. 선배님의 선한 기운에서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배우 이지은(아이유). 제공|EDAM엔터테인먼트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대사가 나오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더 부각되도록 바뀌었다더라.

"나중에 인터뷰를 보고 알았다. 처음 대본부터 있었고, 인상적인 장면이기도 했다. 처음 보고 눈물이 차오른 신이 둘이었다. 관람차 신, 그리고 '태어나줘서 고마워' 신이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대사를 책임을 지고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을 부여받은 것이다. 정말 중요하다, 별표 여러 개 치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 끄트머리에 찍었을 때 대본을 봤을 떈 눈물이 나는 신이구나 했는데, 현장에서는 소영이가 울 신은 아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고레에다 감독님도 그 의견을 받아들여 주셨다. 현장에서 처음에 OK가 났다. 내가 울먹이지 않아도 영화를 차분히 따라와주신 분들에게는 전달이 될 장면이라고 생각하고 담담하게 촬영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목소리에 대한 칭찬을 많이 했다.

"저는 목소리로 노래를 해야 하는 직업이 있으니까. 당연히 어느 정도는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이번 영화를 칸에서 보니 어두운 신이 많더라. 시각적으로 정보가 확실하지 않고 배우들 목소리만 가지고 연출하는 신이 많았다. 이래서 목소리 이야기를 많이 하셨구나. 자장가 신도 그렇고, 태어나서 고마워 신도 그렇고….어두운데 목소리의 힘으로 가야 하는 신이다. 현장은 그렇게 어둡지 않아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자장가 장면도 인상적이다. 혹시 가창력은 조절했나.

"조절을 완전 했다. 가수니까, 리딩 때부터 누군가는 귀를 열고 기대를 하실 것 같다는 부담이 있었다. 진성, 가성, 바이브레이션을 넣을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음정을 흔들리게 해볼까 생각도 했다. 그게 더 작위적이고 몰입을 꺨 수도 있겠다 싶어서 무난하고 깨끗하게 음정만 맞춘다는 느낌으로 불렀다."

-가수로서, 배우로서 모두 '탑'을 찍었다. 또 어떤 도전을 하고 싶나.

"영화에 대한 이번 경험이 너무 좋았다. '드림'이란 영화도 비슷한 시기 찍었는데, 운 좋게 좋게 촬영했다. 너그러운 분들과 촬영해 영화에 대한 호감도 생긴다. 좋은 제안이 들어온다면 영화도 많이 해오고 싶다. 그렇다고 해오던 것의 범위가 좁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 제가 '케파'를 늘려서 두루두루 좋은 작업을 해보고 싶다. 그렇다고 무리를 내서 욕심을 내면서 무리할 계획은 없다.

아직 개봉을 안해서. 보신 분들이 계시니까 이런 분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 내가 잘 나왔나보다 하는 안도가 있다. 저도 영화관에 가서 냉정하게 봐야겠지만 당연히 훨씬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있다. 첫 영화를 이렇게 한다는 건 말이 안되는 것이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이 표현을 말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첫끗발 개끗발 되지 않도록! 내가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배우 이지은(아이유). 제공|EDAM엔터테인먼트

-영화가 개봉한다.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을 보여줬으면 하는지.

"뭐니뭐니해도 위로가 됐다는 평이 있다면 보상이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대단히 행복한 이야기도 아니고, 이 사람들이 인생을 살다가 포착된 어느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희망적이기도, 비관적이기도 않게, 현실적으로. 앞으로 달려나가면서 끝이 난다. 누군가 영화를 보고 매일 하루 달려나갈 힘이 생긴다면 좋겠다."

-개인으로서는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나.

"다른 캐스팅 기사가 떴을 때, 다른 영화에서 또 나오면 좋겠다 했으면. 가수 이미지가 강하다는 걸 저도 알고 있으니까. 아이유는 가수로만 남았으면 좋겠다는 시선이 있는 것도 안다. 먼저 했고 오래 했으니까. 제가 연기하는 걸 팬분들도 걱정하곤 했다. 더 잘하는 걸 했으면 하는데 하고. 고무적인 것은 언젠가부터 차기작을 걱정하시더라. 가수 이지은을 모르는 팬이 섞이더라. 팬 아닌 분들이 보더라도 호불호를 떠나 아이유, 이지은 차기작 하는구나 그렇게 보여진다면 크게 바라는 것은 없다"

-배우 이지은이자 가수 아이유로서 계속 활동할 것인가.

"연기와 가수 병행하겠느냐는 질문이라면, 둘이 너무 좋다. 저는 그거 때문에 사니까. 저는 일 떄문에 산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일이 저를 굴린다. 둘다 열심히 할 거다. 아이유 이지은 두 이름이 다르다.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저희 회사도 헷갈려하고 고민이다. 확실하게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 이지은(아이유). 제공ㅣ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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