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노부스콰르텟 "브람스 이어 베토벤 전곡 연주 도전"

박주연 2022. 6.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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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동 캠퍼스에서 만난 노부스콰르텟은 연습 삼매경이었다.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실내악의 씨앗을 뿌렸다는 평가를 받는 이들은 2020년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 지난해 쇼스타코비치와 브람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에 이어 올해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라는 도전을 앞두고 있다.

노부스콰르텟은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라는 도전을 앞두고 바쁜 개인 일정 속에서도 하루 4~5시간씩 모여 연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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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결성 15주년...12일 예당 IBK챔버홀에서 첫 공연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김재영(바이올린/왼쪽부터), 김영욱(바이올린), 김규현(비올라), 이원해(첼로)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노부스 콰르텟은 올해 베토벤 현악사중주 16곡 전곡을 총 5일에 나눠 연주한다. 2022.06.0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다시 한 번 해보자. 잘 따라와 봐." "다시!" "다시!" "다시!"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동 캠퍼스에서 만난 노부스콰르텟은 연습 삼매경이었다.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 공연을 앞둔 이들의 눈빛에서 진지함과 긴장감이 묻어났다.

한예종 출신 젊은 음악가들이 뭉쳐 2007년 결성한 노부스콰르텟(바이올린 김재영·김영욱·비올라 김규현·첼로 이원해)이 올해 15년차를 맞았다.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실내악의 씨앗을 뿌렸다는 평가를 받는 이들은 2020년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 지난해 쇼스타코비치와 브람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에 이어 올해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라는 도전을 앞두고 있다.

오는 12일과 17일을 시작으로 8월16일, 11월11일과 1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다섯 번의 무대를 선보인다.

베토벤의 16개 작품은 세계 현악사중주단들의 목표로 꼽힌다. 격변하는 시대상과 개인적 질병, 정신적인 극복와 승화라는 베토벤의 삶이 현악사중주 장르에 담겨 연주자들에게 도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베토벤은 사랑에 성공한 적도 없고, 귀도 점점 멀어갔죠. 50대에 자신의 죽음을 예견했고요. 고독하지 않았을까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세계죠. 그는 자신의 내면을 콰르텟에 잘 옮겨놨어요. 저희의 연주는 청중들이 기존에 음반으로 들으셨던 베토벤 현악 4중주와는 많이 다를 겁니다. 가장 순수하고, 고전적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김재영)

베토벤은 천재적 재능을 가졌지만 비극적 삶을 살았다. 음악가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을 때 청각장애가 시작됐고, 비밀을 혼자서만 간직했다. 혹시 자신의 장애가 눈에 띌까봐 사람들을 피해야 했다. 베토벤이 사랑했던 줄리에타는 그를 괴롭히다 갈렌베르크 백작과 결혼해 버렸다. 베토벤이 1816년 메모한 "친구도 없고 세상에 나 혼자 뿐이다"라는 글은 그의 삶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그는 57세에 눈을 감았다. 죽음의 순간까지 가난과 외로움, 질병이 그를 괴롭혔다.

베토벤은 생애 전반에 걸쳐 16곡의 현악 4중주를 작곡했다. 노부스콰르텟은 관객들이 공연을 보며 베토벤의 생의 전반을 느낄 수 있도록 5번의 공연 회차마다 초기·중기·후기 작품을 고루 배치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김재영(바이올린/왼쪽부), 이원해(첼로), 김영욱(바이올린), 김규현(비올라)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노부스 콰르텟은 올해 베토벤 현악사중주 16곡 전곡을 총 5일에 나눠 연주한다. 2022.06.08. pak7130@newsis.com

"베토벤은 음악가로서 엄청난 업적을 가진 사람이에요. 하지만 인간적으로 힘든 상황을 겪었죠. 콰르텟에서 비춰지는 내면을 살펴보면 복합적 감정이 포착돼요. 이해하기 쉽지 않죠."(김규현) "100% 이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작곡가의 심경을 느끼며, 무엇을 생각하며 작곡했을까 생각하면서 쫓아가는 거죠."(김영욱)

노부스콰르텟은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라는 도전을 앞두고 바쁜 개인 일정 속에서도 하루 4~5시간씩 모여 연습하고 있다.

"한 사람의 젊은 시절부터 말년까지를 같은 스타일과 해석 안에서 풀어내야 합니다. 추상적이지만 그런 것들이 저희가 해야 하는 일이에요. 10년 전부터 베토벤 전곡 연주에 대한 의뢰가 있었지만 자신이 없었습니다. 전곡 연주를 하는 첫 시기로 지금이 딱 좋은 것 같아요. 용기를 냈습니다."(김재영)

"저희의 베토벤 전곡 연주를 듣다보면 계절이 바뀝니다. 여름에 시작해 가을, 초겨울에 끝나죠. 공연이 끝날 때 쯤엔 낙엽이 졌을 겁니다. 모든 연주에 오셔서 베토벤의 일생을 보고, 계절을 느껴봐도 좋을 것 같아요. 공연을 모두 듣고 돌아가는 길에 특별한 영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이원해)

노부스콰르텟은 15주년을 맞아 더욱 원숙해지고 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이던 구성원들도 이제 모두 30대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김영욱은 결성 당시부터, 비올리스트 김규현은 2018년, 첼리스트 이원해는 2020년부터 합류했다. 긴 시기를 보낸 만큼 어려운 때도 있었다. 김영욱과 김규현은 한때 탈퇴도 고민했다.

"10대 때는 멋모르는 시절이었죠. 콰르텟에 참여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둬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죠. 초창기라 부딪히는 경험도 많았죠. 이제는 가족 같아요. 내 인생의 일부죠."(김영욱) "5년 전 처음에 같이 하자는 말 들었을 때 참 좋았는데 합류 2주 후에 후회했어요.(웃음) 지금은 '잘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있죠."(김규현)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김재영(바이올린/왼쪽부터), 김영욱(바이올린), 김규현(비올라), 이원해(첼로)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노부스 콰르텟은 올해 베토벤 현악사중주 16곡 전곡을 총 5일에 나눠 연주한다. 2022.06.08. pak7130@newsis.com

맏형 김재영은 "다들 탈퇴를 고민했다는데, 군기를 너무 잡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웃음을 터트렸다. "규현이가 들어오자마자 큰 연주와 녹음 작업이 있었어요. 적응하기도 전에 밀어붙였죠. 연주회 며칠 전에 '탈퇴 가능?'이라는 문자가 왔더라고요. 10년을 한 팀에 새 멤버가 들어왔으니 (적응이 힘든 게) 당연한 건데 너무 푸시했던 것 같아요. 지금이 가장 원만하고 좋아요. 다들 친구처럼 친하고, 동료로도 좋죠."

이제는 후학 양성에도 열심이다.

"한예종에서 강의한 지 3~4년 됐어요. 멤버 모두 강의하고 있죠. 저는 멋모를 때 시작했고 음악을 순수하게 사랑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요즘 콰르텟이 많이 생기는데 그런 마음이 있다면 후배들도 힘든 과정들을 이겨낼 거라고 생각해요."(김영욱) "선배로서 기회를 열고, 후배들이 따라오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요. 저희 때는 외국으로 찾아나서고, 하나하나 다 직접 만들어가야 했죠. 대우도 안 좋았고요. 저희가 길을 닦아서 후배들이 잘 따라오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길을 잘 열어가야지 하는 책임감이 들어요."(김재영)

노부스콰르텟의 네 멤버들은 모두 예술의전당 근처에 산다. 함께 연습을 하고 기쁜 일, 슬픈 일을 나누고 어울리며 함께 15년을 보냈다. 결성 당시 17살이던 김영욱은 다음달 첼리스트 박유신과 결혼한다. 팀 내 첫 유부남의 탄생이다. 김재영이 다리를 놨다. 그야말로 가족같은 사이다. "재영이형이 소개해줬죠. 정말 저에게는 고맙고, 과분한 사람이에요. 행복하게 해줄 생각을 하고 있어요. 싸울 때도 그 생각을 해요."

지난 4월 결성 15주년은 특별한 이벤트 없이 넘어갔다. 하지만 20주년은 성대하고 싶다. "20주년엔 어떤 마음일 지 궁금해요. 주변에서 '20년까지는 유지가 힘들고, 그 후부터 쉽다'고도 하고, '20주년부터가 진짜다'라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30년, 40년도 함께 가고 깊어요. 너무 얽매이면 부담이 되겠지만 재미있게 하다 보면, 30주년, 40주년이 돼 있지 않을까요."(김재영)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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