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안개 사건' 기억 日 체육계.. "스포츠 도박 도입 안돼"

강구열 2022. 6. 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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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조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감독을 지낸 호리우치 쓰네오(堀内恒夫)씨가 스포츠 도박을 허용하려는 정부 방침을 듣고 한 말이다.

오하시 모토히로(大橋基博) 나고야(名古屋)조형대 교수는 "아이들의 부활동을 이유로 스포츠 도박을 합법화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학생들의 교육이나 건전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운동이라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적 재원으로 충당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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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조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감독을 지낸 호리우치 쓰네오(堀内恒夫)씨가 스포츠 도박을 허용하려는 정부 방침을 듣고 한 말이다. 일본 정부는 스포츠 도박이 스포츠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이나 스포츠계에서는 승부조작, 도박중독의 위험 등을 걱정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경제산업성이 경기의 결과나 내용에 대한 배팅금지를 해제하는 방안을 마련해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라면서 “반대론이 만만치 않아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고 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경산성은 다양한 스포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업자가 야구나 축구, 농구 등 종목별 리그나 클럽에서 받은 시합 정보, 영상을 구입한 뒤 배팅업자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참가자는 이를 토대로 시합을 보면서 배팅할 수 있게 된다. 신문은 “경산성은 스포츠청과 함께 다음달에 ‘스포츠미래개척위원회’를 5년 만을 열어 스포츠 도박을 허용하는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라며 “형법은 도박을 금지하고 있지만 경마나 경륜, 축구 등의 복권은 특별법에 따라 허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위원회는 2015년 기준 5조5000억엔(약52조원) 규모인 일본 스포츠 시장 규모를 2025년까지 15조엔으로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지역 스포츠 진흥이나 공립중학교에서의 부활동 운영비로 충당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 도박을 허용할 경우 승부조작이나 도박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반대의 목소리가 강하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는 야구계에서는 “팬들의 저항감이 클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야구계는 승부조작, 도박의 금지는 물론 일본스포츠진흥센터가 운영하는 스포츠복권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2015년에 정치권 스포츠의원연맹에서 야구를 복권사업 대상에 포함시키려 한 적이 있지만 야구계는 반대했다. 특히 ‘검은 안개 사건’(일본의 프로 야구 관계자가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관여했다고 여겨지는 일련의 의혹, 사건으로 1960년대 말∼1970대 초 잇달아 발각됐다)을 잊지 않은 팬들 사이에서 저항감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축구계의 경우엔 성장전략의 하나로 스포츠도박 도입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법적 문제, 중독성 등의 문제로 사회적 이해를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도입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다른 인기스포츠인 스모협회 관계자는 “도박이 아니더라도 (스포츠 진흥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도박을 통해 확보한 돈을 공립학교 부활동 운영비로 쓴다는 구상에 대한 비판도 강하다. 오하시 모토히로(大橋基博) 나고야(名古屋)조형대 교수는 “아이들의 부활동을 이유로 스포츠 도박을 합법화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학생들의 교육이나 건전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운동이라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적 재원으로 충당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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