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접목 수경재배..기후 변화 영향 안 받는 애그테크 도시 만든다"

박용선 기자 2022. 6. 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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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Interview] 美 첨단 실내 농업 스타트업 앱하비스트 조너선 웨브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이상 기후,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식량보호주의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지구촌이 식량 위기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 세계의 밀 28%, 보리 29%, 옥수수 15%, 해바라기유(油) 75%를 공급하는 식량 대국이다.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는 폭염으로 밀 수출을 금지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 세계 밥상은 인플레이션(인플레) 습격을 받고 있다. 밥상 물가는 곡물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삼겹살 가격이 치솟아 ‘금(金)겹살’이 됐다. 식량 인플레는 단순한 물가 상승을 넘어 사회 불안을 야기한다. ‘이코노미조선’은 현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 기술로 식량 인플레를 완화할 방안을 탐색하기 위해 ‘비상 걸린 식탁 인플레’를 기획했다. [편집자주]

조너선 웨브 앱하비스트 창업자 겸 CEO. 미국 켄터키대 경영학 / 앱하비스트

흙을 사용하지 않는다. 비료도 과하게 쓰지 않는다. 물 사용량은 재래식 농업과 비교해 90% 줄였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햇빛의 양 등 작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했다. 로봇도 사용해 작물 수확 작업 속도를 두 배 높였다.

미국 첨단 실내 농업 스타트업 앱하비스트(AppHarvest)의 작물 재배 방식이다. 앱하비스트는 미국 켄터키주 모어헤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실내 농장은 수경재배(水耕栽培·흙을 사용하지 않고 작물을 키우는 농법)를 한다. AI와 센서,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첨단기술도 접목했다. 햇빛의 양과 온도, 습도 등 작물이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비용은 줄이고 생산성은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애그테크(AgTech·농업+기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앱하비스트는 가뭄, 홍수, 폭염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으로 인한 작물 피해를 예방하는 농업 혁신도 꾀하고 있다.

조너선 웨브(Jonathan Webb) 앱하비스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5월 19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이를 “환경 제어 농업(controlled environment agriculture)”이라고 했다. 그는 “가뭄, 홍수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농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7년 설립된 앱하비스트는 2021년 2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올해 5월 20일 기준 시가 총액은 2억9900만달러(약 3860억원)에 달한다. 2021년 모어헤드 실내 농장에서 첫 수확을 했고, 그해 매출 910만달러(약 117억원)를 기록했다. 올해는 실내 농장 세 개를 더 세워, 매출이 3200만달러(약 413억원)로 전년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웨브 창업자는 “모어헤드 실내 농장이 있는 미국 동부 애팔래치아산맥 중서부 지역을 ‘미국의 애그테크 수도’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앱하비스트의 경쟁력은.

“앱하비스트는 첨단 실내 농업 기업으로, 작물이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실내 환경을 구축해 품질을 높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우리는 이를 ‘환경 제어 농업’이라고 한다. 우선 흙을 사용하지 않고 물과 수용성 영양분으로 만든 배양액 속에서 작물을 키우는 실내 수경재배를 한다. 지붕에서 모은 햇빛과 빗물을 사용하는 온실 설계 시스템을 구축해 곡물에 필요한 양의 물과 영양분을 정확하게 공급한다. 이틀 통해 전통적인 노지(露地) 농업보다 물 사용량을 최대 90%까지 줄였다. 비료도 과하게 사용하지 않는다. 기존 농업 방식은 종종 과량의 비료를 사용해 비용 증가는 물론 지역 하천으로 화학 비료가 흘러 들어가 환경을 오염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수경재배에 첨단기술도 접목했다.

“AI, 센서와 IoT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온도는 물론 작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햇빛의 양과 습도 등의 데이터를 측정해 최적의 환경을 자동으로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햇빛이 부족하면 식물 광합성에 최적화된 파장의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사용한다. 작물 재배에 필요한 요소들을 정확하게 조절해 품질을 높이는 것은 기본이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2021년 4월 농작물 수확 로봇 ‘버고(Virgo)’ 개발 업체 루트AI(RootAI)를 인수했다.

“앱하비스트 실내 농장 시스템에서 로봇은 굉장히 중요하다. 지난 1년간 버고를 앱하비스트 농장에 설치해 수확 작업 속도를 두 배 높였다. 버고는 토마토, 고추, 오이, 딸기 등 작물이 잘 익었는지를 확인하고 수확할 수 있는 로봇이다. 또한 버고가 수집하는 작물 데이터를 통해 품질 상태를 검사 및 평가하고 수확량을 예측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작물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구축해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것과 연결된다. 우리는 작물 재배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목표는 첨단 실내 농업을 다른 소비재 제조만큼 안정적이고 일관성 있게 만드는 것이다.”

1 미국 켄터키주 모어헤드에 있는 앱하비스트 실내 농장. 2 앱하비스트의 농작물 수확 로봇. / 앱하비스트

세계에서 가장 큰 실내 농장을 운영 중인데.

“미국 켄터키주 모어헤드에 있는 약 26만128㎡(약 7만8688평) 규모의 첨단 실내 농장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실내 농장으로 1년 내내 날씨와 상관없이 72만 개의 토마토 식물을 재배할 수 있다. 야외에서 일반적으로 5피트(약 152㎝)까지 자라는 토마토 식물과 비교해 이 농장의 토마토는 30~35피트(약 914~1066㎝)까지 자란다. 앱하비스트의 첨단 실내 농장은 전통적인 노지 농업과 비교해 1㎡당 최대 30배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실내 농장의 지리적 위치도 중요한가.

“그렇다. 켄터키주 모어헤드 앱하비스트 농장은 노동력은 물론 농장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풍부한 강우량과 소비자 근접성이 뛰어나다. 특히 차량으로 하루 만에 상품을 미국 전체 인구의 70%에게 보낼 수 있는 지역이다. 우리 농산물을 잘 익어 영양이 최고인 상태로 수확해 하루 안에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매장으로 배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작물을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서 재배하는 것은 운송 비용도 줄이고 상품 부패율도 줄일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앱하비스트는 켄터키주가 있는 미국 동부 애팔래치아산맥의 중서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곳에 미국의 애그테크 수도를 건설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영향은.

“팬데믹으로 상품 판매 및 유통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타격은 없었다. 우리는 이 문제로 인해 사람들이 글로벌 식품 시스템의 취약성을 알게 됐다고 생각한다.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농업이 필요하다. 특히 가뭄, 홍수, 폭염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으로 농산물을 생산하고 수익을 내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현재는 더 그렇다. 농업은 기후 변화에 엄청난 영향을 받고, 우리는 이런 영향을 받지 않는 환경 제어 농업이라는 혁신을 꾀하고 있다. 또 젊은이들이 농업에 종사하지 않으려고 한다. 미국 농부의 평균 연령은 62세다. 우리는 농업에 첨단기술을 접목해, 보다 흥미롭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 농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을 젊은이들에게 알리려고 한다. 이를 위해 켄터키주에 하이테크 농장 교실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올해 말까지 첨단 실내 농장을 세 개 더 늘릴 계획이다. 토마토 생산량을 늘리고, 샐러드용 채소와 딸기 등 농작물을 다양화할 것이다. 앱하비스트는 앞으로 이러한 지속 가능한 실내 농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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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전문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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