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등에 9000억 베팅한 개미, 20% 손실 봤다

노자운 기자 2022. 6. 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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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피지수의 반등에 약 9000억원을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최대 20%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코스피200 지수의 상승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대거 사들였으나, 증시의 침체가 장기화하자 부진한 투자 성적을 내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레버리지' ETF를 총 6887억원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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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 2배 추종하는 '곱버스'는 20% 수익

올해 코스피지수의 반등에 약 9000억원을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최대 20%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코스피200 지수의 상승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대거 사들였으나, 증시의 침체가 장기화하자 부진한 투자 성적을 내고 있다.

일러스트=이은현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레버리지’ ETF를 총 6887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200 지수의 상승을 1배 추종하는 ‘KODEX 200′ ETF도 2141억원어치 사들였다.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들 ETF는 연초 이후 10~20%대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KODEX 레버리지는 21.3%, KODEX 200은 11.6%의 누적 손실을 냈다.

코스닥지수의 상승에 베팅하는 ETF는 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올 들어 34%가 넘는 손실률을 기록 중이다. ‘KODEX 코스닥150′의 손실률은 18%가 넘는다. 두 상품에 대한 개인 순매수액은 총 4500억원에 달한다.

연초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과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중국 봉쇄로 주가 하락이 계속되자, 개인 투자자들은 우리 증시의 낙폭이 과하다고 판단해 저점 매수를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10.6%, 코스닥지수는 14.1%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다른 국가들의 주가지수에 비해 과하게 저평가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에 불과하다. 미국(17.6배), 일본(13배), 유럽(12.5배), 중국(11.3배)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신흥국 평균 PER(11.5배)에도 못 미친다. 주요 신흥국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주가지수 PER이 낮은 국가는 브라질(6.7배)뿐이다. 이는 우리나라 상장사들이 버는 돈에 비해 몸값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증시의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들은 대규모 손실을 냈지만, 반대로 하락장에 투자하는 ETF들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올 들어 20%의 누적 수익을 냈다. 이른바 ‘곱버스’로 불리는 이 ETF는 코스피200 지수의 하락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주가지수가 내릴 때마다 2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코스피200의 하락을 1배 추종하는 ‘KODEX 인버스’는 10.4%, 코스닥150 지수의 하락을 2배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14.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가 하락장에 베팅하는 ETF를 사서 수익을 본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경우 올 들어 개인 투자자의 순매도액이 7800억원에 달한다. 대신 국내 기관이 유동성공급자(LP)로서 개인의 곱버스 매물을 사들여 높은 수익을 올렸다.

증권 업계 전문가들은 꾸준히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일별 수익률이 복리로 가산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 기간이 길어질 수록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추종 지수의 등락 폭보다 더 큰 손실을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레버리지 ETF나 곱버스는 장기 투자보다 단기 투자에 적합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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