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초양극화.. 초고가는 폭등, 중저가는 영끌족 비명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2022. 6. 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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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봉기자의 부동산봉다방>
서울 60억원 초고가 거래비중 작년보다 3배 늘어나
중저가는 금리 인상 직격탄에 급매물 속출
금융자산 100억원이상 3만여명, 코인 갑부가 초고가 과열 주도
서울 매물 10% 급증, 추가 조정 가능성

“영끌해서 산 집인데, 1억~2억원이 떨어졌어요”

금리 인상 여파로 수도권과 서울에서 전년에 비해 1억~2억원씩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는 아파트들이 늘어 나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산 이른바 ‘영끌족’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 용산구, 서초구, 강남구의 초고가 아파트들은 수십억원이 치솟는 신고가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대선이후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반짝 상승세를 보이던 주택시장은 극소수 초고가 아파트는 초과열, 서울과 경기도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는 급매물이 속출하는 초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후폭풍, 똘똘한 한채 선호현상, 종부세 완화 기대감, 수백억원대 현금부자 증가 등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하락세 돌아선 서울, 매물 한달사이 10% 급증, 추가 조정 가능성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서울에서 노원(-0.03%), 도봉(-0.02%), 강북(-0.02%) , 금천(-0.02%) , 송파(-0.01%) 등이 하락을 주도했다. 경기(- 0.02%)와 인천(- 0.05%)도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 인상 부담, 양도세 일시적 완화 급매물이 나오면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류스타가 164억원에 펜트하우스를 사들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뉴시스

매물도 급증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6월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2379건으로, 한달전( 5만6702건)에 비해 10% 증가했다. 경기도는 한달전에 비해 8.4%가 늘어난 12만건, 인천은 4.9%가 늘어난 2만6127건을 기록했다. 매물이 늘어난다는 것은 향후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자고 나면 수십억 뛰는 초고가 아파트의 이상 과열

그러나 초고가 아파트는 지속적으로 신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5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더펜트하우스청담(PH129)’ 의 전용면적 273㎡(16층)가 145억원에 거래됐다. 작년 3월의 거래가 115억원에 비해 30억원이 올랐다. 용선구 한남더힐 전용 240㎡(3층)도 최근 110억원에 거래됐는데 작년 5월에 77억5000만원에 팔렸다. 1년만에 32억5000만원이 치솟았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이 지난 3월말 서울 용산 ‘나인원 한남’ 펜트하우스를 164억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드래곤이 구입한 주택은 나인원 한남 전용면적 244㎡ 펜트하우스이다. 나인원 한남의 대형평형은 전세가격만도 80억원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76㎡는 지난 4월 80억원에 거래됐다. 종전 최고가(76억원)보다 4억원 비싼 가격이다. 반포자이 전용 244㎡도 종전 신고가(61억원)보다 14억 오른 75억원에 팔렸다. 강남3구중에서도 송파구는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강남구와 서초구의 초고가 아파트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15억원 이상 대출금지 규제로 인해 대출 없이 현금만으로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단지 모습. 수도권 외곽에서는 1억~2억 하락한 급매물이 거래되고 있다/뉴스1

◇100억원 이상 현금부자, 한류스타, 코인갑부가 주도하는 초고가 시장

60억원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1~5월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 6269건중 28건으로, 전체 거래의 0.44%였다. 지난해 6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65건으로, 전체 거래건수 4만1986건의 0.15%였다. 60억원 이상 초고가 거래비중이 전년에 비해 3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중저가 아파트는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는데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로 거래가 대폭 줄었다.

대출도 받지 않고 100억원 안팎의 초고가 주택을 사들이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KB금융그룹이 작년 11월 발간한 ‘2021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말 기준으로금융자산 100억원~300억원 미만의 고자산가는 2만 8000 명으로 평균 176.7억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자산 300억원이상 초고자산가는 7800명으로 평균 155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60억원이상 초고가 아파트는 이런 자산가들과 현금 수입이 많은 한류스타, 인터넷 강의로 부를 축적한 1타 강사, 벤처 창업가, 코인 투자 갑부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 교수는 “과거에는 공개가 잘되지 않던 초고가 주택의 거래가격이 실시간으로 공개되면서 주택시장의 착시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거래가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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