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값 대신 받은 그림이 3.4억원" 노부부의 특별한 행운

김경훈 기자 2022. 6.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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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 전 식당을 운영하면서 예술가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음식을 제공하는 선행을 베푼 한 부부에게 특별한 행운이 찾아왔다.

당시 2달러짜리 샌드위치값 대신 받은 그림 한 점이 경매에서 무려 3억4000만원에 팔리면서다.

이들 부부는 추억이 담긴 특별한 그림을 50년간 소중히 간직해오다 두 자녀에게 넘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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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의 작품/사진=밀러앤밀러 경매 홈페이지
[서울경제]

50여년 전 식당을 운영하면서 예술가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음식을 제공하는 선행을 베푼 한 부부에게 특별한 행운이 찾아왔다. 당시 2달러짜리 샌드위치값 대신 받은 그림 한 점이 경매에서 무려 3억4000만원에 팔리면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이린 데마스(69)와 남편 토니 데마스(90)가 최근 경매에 내놓은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1903~1970)의 그림 '검정 트럭'(The Black Truck)이 추정가의 10배가 넘는 27만2548달러(약 3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보도 내용을 보면 캐나다인 부부 아이린과 토니는 1970년대 온타리오주에서 작은 식당을 했다. 이들 부부는 화가와 공예가 등 지역 예술가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이들의 작품을 돈 대신 받았다.

당시 캐나다에 머물던 영국인 예술가 존 키니어 부부는 이 식당을 자주 찾았고, 단골이 된 뒤 종종 음식과 그림을 교환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키니어는 샌드위치를 주문하면서 데마스 부부에게 그림 6점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고 했고, 아이린은 빨간 옷을 입은 운전사가 트럭을 몰고 가는 그림을 선택했다.

아이린이 고른 그림은 캐나다 화가인 모드 루이스의 작품으로 그는 고향인 노바스코샤주 도로변에서 '10달러'에 자신의 작품을 팔던 무명 여성 화가였다.

루이스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손을 제대로 쓰지 못했고 다른 화가들이 쓰다 버린 물감을 사용해야 할 정도로 가난했다. 루이스의 밝고 따뜻한 그림에 매료된 키니어는 루이스가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물감과 보드를 제공했고, 루이스는 감사의 뜻으로 키니어에게 작품 몇 점을 줬다. 그 중 하나가 데마스 부부가 고른 작품이다.

루이스는 1970년 6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시간이 흐른 뒤 노바스코샤에서의 삶을 유쾌하게 표현한 그림들이 예술시장의 관심을 얻었다.

특히 지난 2013년 루이스의 일생을 소재로 한 영화 '내 사랑'이 개방한 뒤 그의 작품 가격은 2배 넘게 뛰었다.

이에 대해 아이린은 "남편은 키니어 부부와 종종 예술품과 음식을 바꾸는 거래를 했다"며 "우리는 식당에 걸 그림이 필요했고, 그들은 매일 먹을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이린은 "1970년대만 해도 그렇게 주고받는 것이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면서 "우리는 이웃끼리 어떻게 서로 도울지 생각했고, 서로에게 후하게 대했다"고 지난날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추억이 담긴 특별한 그림을 50년간 소중히 간직해오다 두 자녀에게 넘겨줬다. 자녀들이 그림을 팔아 데마스 부부가 노년을 즐기는 데 보태기를 원해 결국 새 주인을 찾게 됐다.

한편 그림과 함께 경매에 나온 루이스의 편지는 5만4500달러(약 6800만원) 넘는 금액에 낙찰됐다.

해당 편지는 루이스가 키니어 부부에게 보낸 감사의 편지로 역시 데마스 부부가 보관해 왔다. 당시 50대였던 키니어 부부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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