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상생하는 ICT 환경 만들어야
(지디넷코리아=황동현 한성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앱 장터 1위 사업자 구글이 플레이스토어 내 인앱결제를 사실상 의무화함에 따라 '공정 경쟁 및 소비자 이익 침해 행위'라는 주장이 이슈화됐다. 지난 3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재 행위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제출했다. '인앱 결제'는 구글 등 앱 마켓 사업자가 앱 내에서 자체 내부 시스템으로만 유료 콘텐츠를 결제할 수 있게 강제한 것을 말한다.
국내 앱마켓 점유율 74.6%의 독점적 지위자인 구글은 이달 1일부터 인앱 결제 의무화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앱 개발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이하 앱마켓)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고, 개발자가 제공하는 인앱 결제 시스템을 사용중인 앱마켓에서 삭제하지 않으면 앱 업데이트가 중지되고, 1일부터는 앱마켓에서 개발자의 앱이 삭제된다. 구글은 인앱결제 의무화와 함께 앱 개발사들에게 인앱결제시 최대 30%(연간 매출 12억 원까지는 15%, 1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30%)에 달하는 수수료도 부과했다. 앱 개발사들은 구글의 수수료 인상 정책 변경을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글의 이 같은 정책 변경은 국내 ICT 및 미디어 시장에 이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첫째, 콘텐츠 요금 인상이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구글 안드로이드 앱에서 웹툰 등 콘텐츠를 구매할 때 사용하는 전용 화폐의 판매 가격을 20%씩 인상했으며, 웨이브와 티빙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은 지난달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구매하는 이용권 금액을 일제히 15% 올렸다. 플로와 바이브 등 음원 플랫폼도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을 각각 14%, 16%씩 인상했다. 이처럼 미디어·콘텐츠 업계가 일제히 이용료 인상에 나선 것은 인앱결제 시스템 도입을 강제하겠다고 나선 구글의 정책 때문이다.
둘째,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 변경은 기업에게 부담이 되고 이에 따른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구글이 올해 한국에서 추가로 얻는 수익은 올해 기준 연간 약 41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부담하는 몫이다. 인앱결제는 소비자가 앱에서 유료 콘텐츠를 구매할 경우 앱마켓 사업자인 구글이 개발한 내부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뜻하며, 외부결제 방식은 별도 수수료가 필요 없지만 인앱결제 적용 시 매출규모에 따라 15~30%의 추가 수수료를 구글에 내야하기 때문이다.
셋째, 앱 마켓사업자인 구글의 이번 정책 변경은 지난해 9월과 올 3월 시행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일명 구글 갑질 방지법)과 시행령 등에 위반되는 것이다. 즉, 이들 법령이 규정한 ▲특정한 결제방식 외 다른 결제방식을 사용하는 앱을 삭제 및 차단하거나 앱 마켓 이용을 거부 및 제한하는 행위 ▲다른 결제방식 사용을 기술적으로 제한하거나 절차적으로 어렵게 하는 행위 ▲결제방식에 따라 이용조건을 합리적 범위 내에서 다르게 설정하는 것을 제한하는 행위 ▲수수료·노출 및 검색, 광고 또는 그밖에 경제적 이익 등에 대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과 제한을 부과하는 행위, 앱을 삭제하는 행위 등에 위반하는 것이다.
이에 지난 3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행위를 형사고발하는 등 법적분쟁으로 비화했다. 지난 5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회장 등과 만나면서 한미간 군사동맹관계를 넘어 경제분야도 돈독한 상호 협력관계를 확인한 바 있다. 오랫동안 미국의 좋은 경제 파트너로 활동해온 한국은 경제 분야는 물론 영화, 스포츠, 음식 등에서 세계에 K열풍을 일으키며 선진국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글의 이번 인앱 결제 정책 변경은 이러한 한미간 우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침은 물론 그동안 우리가 보아온 세계 혁신 기업의 모습이 아니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과 함께 전 세계 혁신을 선도하며 공유가치를 창출(CSV)해 온 구글이 전통 대기업한테만 해당하는 줄 알았던 독점을 이용한 불공정관행을 하는 기업으로 비쳐질까 우려스럽다.
황동현 한성대 컴퓨터공학부 교수(wellness03@han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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