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지역균형발전, 사람이 핵심이다
오문성 전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 수석자문위원
[오문성 전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 수석자문위원] 지역균형발전이 국가정책에서 중요하게 자리매김한 시기는 노무현정부부터다. 그 이후 역대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해오기는 했다.
하지만 근 20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균형발전의 문제는 나아지기는커녕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국토의 12%에 해당하는 수도권 지역이 인구, 지역내총생산(GRDP), 취업자 비중에서 50%를 넘고 있고 부동산 가격,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의 격차가 날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지역균형발전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역균형발전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결국은 인구가 고르게 분산된다. 인구가 분산되게 하려면 우리 국민이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어디에 살든지 균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으려면 일자리기회, 교육기회, 주택가격의 상승, 정주 요건 등이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한다. 이것이 공간적 정의(spatial justice)다.
지금까지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노력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이유는 지역균형발전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보지 않고 단편적으로 봤고, 지방이 주도하지 않고 중앙정부가 주도한 데 기인한다. 지역균형발전의 문제는 단순히 중앙에 있는 공기관 하나를 지방에 이전시켰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으며, 각 지방자치단체에 할당식 특구를 임의로 지정해서 운영했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지역균형발전이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지금까지의 방법으로 지역균형을 이루려고 한다면 결국 성공할 수 없다. 파격과 전례가 없는 정책 구사가 필요한 이유다.
지역균형발전의 문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지역의 균형발전이 현재와 같은 상태로 머무른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는 절박감이 윤석열정부의 지역균형발전의 시작이다. 이를 위해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인수위 단계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지역균형발전 특별위원회를 두게 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지역균형발전의 문제는 사람의 문제다. 사람이 움직이게 해야 한다. 합리적 경제인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이동하기에 적합한 환경 조성이 먼저다. 소비력이 있는 개인과 법인을 움직이게 해야 하고, 움직인 개인과 법인이 선호하는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비즈니스를 하는 개인과 법인 즉 기업이 활동하기에 용이하게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이러한 모든 것의 주체는 지방정부다. 즉 지방정부가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업종을, 그들이 원하는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 윤석열정부의 지역균형발전의 요체다.
소비력이 있는 개인과 법인을 수도권이 아닌 일정 지역으로 이동하게 하려면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그 중 가장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세제 요인이다. 세금을 줄여주는 것은 납세자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세금만으로 개인과 법인을 움직이게 할 수는 없다. 세금 이외에 결정적인 요소는 또 있다.
교육시스템이 또 하나의 결정적 요소다. 개인이 이동할 때 개인의 자녀들이 그 지역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판단 요소다. 부모가 직장 문제로 지역을 옮길 때 옮긴 장소에서 자녀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부모들은 선뜻 자녀들과 함께 이동할 수 있다.
기업이 이전한 장소 근처에서 지속적으로 양질의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면 기업들의 이전도 한결 용이할 수 있다. 여기에다가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이 요구하는 규제를 풀어준다면 이는 지역균형발전의 주체가 지방정부가 되고, 중앙정부는 지방정부를 지원하는 윤석열표 지방균형발전의 모습이 완성된다.
윤석열정부는 인수위 시기에 공정과 자율 그리고 희망의 균형발전 3대 가치를 기반으로 지방정부가 주도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종합적인 지역균형발전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균형발전의 동력이 톱다운(top-down)에서 바텀업(bottom-up)으로 바뀌고 고려 요소가 단편적이지 않고 종합적이라는 측면에서 그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강력하게 지역균형발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는 현재 보여지는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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