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73] I could do this forever
인생의 한 부분을 영원히 반복할 수 있다면 그것은 행복일까, 저주일까? 영화 ‘리스타트(BOSS LEVEL∙2019∙사진)’의 주인공 로이(프랭크 그릴로 분)는 언젠가부터 인생의 한 부분을 끝없이 반복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괴한들에게 습격받고 쫓겨 다니다가 결국 살해당한다. 그러고 눈을 뜨면 또다시 그 아침이 반복된다. 무슨 짓을 해도 이 무한한 반복의 고리를 탈출할 수가 없다.
괴한들이 어떤 공격을 해 올지, 자신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도 너무 잘 아는 로이는 이제 눈을 감고도 공격을 피해내며 반복된 하루에 무뎌져 간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무뎌지지 않는 것은 아버지의 존재도 모르고 자란 자기 아들 조에 대한 미안함이다. 로이는 용병 일에 몰두하느라 애인이었던 제마(나오미 와츠 분)와 헤어지고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 조에게는 자신이 아빠라는 말도 꺼내지 못한다. 그런 그에게 무한히 반복되는 인생은 아들과 가까워질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로이는 그제야 결심한다. “그 오랜 세월 동안 내가 놓친 것들, 전부 다 되찾고 싶어(All the years of this that I missed, I want it all back).”
차마 아빠라는 말은 꺼내지 못하지만 온종일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평범한 부자처럼 행복한 일상을 반복하는 로이. 자기와 똑 닮은 아이를 보고 있으면 그저 웃음이 나온다. “아이의 웃음을 보면 내 모습이 보인다(I see that kid laugh, and I see myself).” 평생 외면했던 행복을 되찾은 로이는 품에 안겨 잠든 아이를 보며 속삭인다. “영원히 할 수도 있어(I could do this forever).” 하지만 행복한 하루도 언제나 비참한 죽음으로 끝난다는 걸 깨달은 로이는 이 영원한 행복을 뒤로하고 아들을 위해 영겁의 나선을 깨뜨리려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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